"저를 생각해주신 거예요?"
박보검의 해맑은 목소리가 전화를 통해 울려퍼지는 순간, '1박 2일' 멤버들은 절로 아빠 미소를 지었다. 조인성, 김우빈, 송중기에게 아무렇지도 않게 전화를 걸어 반가운 "네~ 형님" 소리를 들은 차태현이 모두를 놀래킨 '인맥 끝판왕'이었다면, 박보검은 등장부터 '해맑음의 끝판왕'이었다.
지난 14일 방송된 KBS 2TV 예능 '해피선데이-1박 2일'(이하 '1박 2일')에는 자유여행 친구를 섭외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멤버들의 모습이 그려졌다. 그중 여유로운 모습이 역력했던 것은 자칭타칭 인맥왕 차태현 정도였다. 차태현과 같은 소속사에 속해있기도 한 박보검도 결국 차태현의 휴대폰을 통해 연결됐다.
유쾌한 웃음으로 시작된 통화는 "형 안녕하세요"라는 목소리로 이어졌다. 사람들은 대번에 상대가 '박보검'이라는 걸 알아챘다. '내일 모레 뭐하냐'는 차태현의 급작스러운 질문에도 "촬영할 걸요? 지금 계속 촬영하고 있습니다앙~"라고 애교섞인 말투를 이어갔다. '1박 2일 녹화중이야'라는 말에도 "아~~~~~"라는 살아있는 감탄사가 길게 이어졌다.
하이라이트는 '내일 모레 여행을 가야하는데, 누굴 한 명 데리고 오라'는 차태현의 말에 대한 답이었다. 이제 드라마 촬영을 시작해 누구보다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는 박보검이 '섭외'를 의미하는 이야기에 곧바로 나온 말은 "저를 생각해주신 거예요?"였기 때문.
사실 순서 따위가 뭣이 중요하겠냐만은, 조인성과 김우빈, 그리고 송중기에게 전화를 걸었다가 스케줄 탓에 여행 섭외 이야기를 쉬이 꺼내지 못했던 차태현을 오히려 무색하게 만든 '해맑음'이었다. 데프콘이 "바로 전화했다"고 이야기를 덧붙인 것은 아마 이런 해맑음을 깨뜨리기 싫어서였던 건 아닐까.
스케줄로 어려울 것 같았던 박보검이 "다음에라도 꼭 가고 싶다"고 아쉬움을 표했던 것 때문일까. 여행 당일 이들을 깜짝 방문한 이가 다름아닌 박보검이라는 사실에 멤버들은 더 즐거워하는 듯 보였다.
박보검은 앞서 tvN 예능 '꽃보다 청춘'을 통해, 순수한 모습을 한껏 보여줬다. 그때가 20대 친구들끼리의 여행이었다면, 이번에는 한참은 큰 형님들의 틈바구니에서 함께 하는 여행이다. 물론 박보검이라면야 언제 어디서나 예의바름이 물씬 묻어나겠지만, 통화에서 잠깐 봤던 것처럼, 형님들 앞에서 쏟아낼 애교가 예상되니 기대를 안 할 수가 없다. 박보검 목소리만 들었는데, 벌써부터 재미있다. / gato@osen.co.kr
[사진] '1박 2일'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