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일럿부터 함께 했던 박정현 윤도현은 물론이고 마지막 순간에 함께한 양파까지, '신의 목소리'는 귀호강, 그 이상의 음악 프로그램이었다.
SBS '보컬 전쟁-신의 목소리'(이하 '신의 목소리')가 지난 15일 방송을 마지막으로 종영됐다. 올해 설 파일럿 방송으로 시청자들을 처음 만나 지난 3월 30일 정규 편성된 뒤 약 4개월 반 만에 안녕을 고하게 된 것.
이 프로그램은 아마추어 실력자가 프로 가수에게 도전장을 내민다는 포맷으로, 프로 가수들은 아마추어 실력자가 고른 상상 불가의 곡을 단 3시간만의 자신만의 스타일로 재해석해야 하는 숙제를 안아야 했다. 아무리 노래를 잘해도 자신의 것으로 소화하지 못한다면 청중단의 선택을 받지 못할테고, 이 때문에 프로 가수들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게 경연에 임할 수밖에 없었다.
박정현, 윤도현, 거미, 설운도, 김조한, 윤민수, 김경호, 소찬휘, 케이윌, 자이언티, 정인 등 '신의 목소리'에 출연한 쟁쟁한 가수들은 준비 시간이 단 3시간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매회 놀라운 무대를 보여줬다.
걸그룹부터 록과 랩까지, 장르를 뛰어넘는 편곡력과 무대 장악력이 기가 막혔다. 특히 박정현은 단 한 차례를 제외하고는 모두 승리를 거둬 놀라움을 자아내기도. 이 때문에 '박정현을 이겨라'로 프로그램명을 바꿔야 한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오기까지 했다.
또 거미는 지금까지 보지 못한 파격적인 헤비메탈 무대를, 소찬휘 윤도현 정인 등은 아이돌 그룹의 노래까지 완벽하게 소화해내 '역시 신의 목소리'라는 평가를 얻었다. 정인이 부른 보아의 '넘버원'에 거미는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경연에 참여한 모든 가수들은 승패를 떠나 정말 최선을 다해 무대를 완성했고, 이는 곧 감동을 안겼다.
아마추어 실력자들의 실력 역시 일품이었다. 가수들을 위협하는 가창력과 무대 매너는 매회 시청자들을 놀라게 했다. MC인 성시경을 비롯해 출연한 모든 가수들은 이 아마추어 실력자들의 멋진 무대에 극찬을 전하는 한편 선배 가수로서 살가운 조언을 건네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모두가 하나가 되어 만들어내는 좋은 음악, 이것이 '신의 목소리'가 남긴 훌륭한 선물이었다.
비록 오랜 시간 시청자들을 만나지 못하고 시즌1을 마무리 짓기는 했지만, 노래하고 싶은 이들에겐 소중한 기회를, 가수들에게는 열정과 초심을 찾는 시간을, 시청자들에게는 귀호강의 순간을 만들어 준 '신의 목소리'에 큰 박수를 보낸다. /parkj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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