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파일럿으로 시작해 정규 편성이 됐던 SBS 예능프로그램 ‘보컬전쟁-신의 목소리’(이하 ‘신의 목소리’)가 5개월 만에 종영했다. 수많은 음악예능 중에서도 아마추어가 프로가수에게 도전장을 낸다는 파격적인 시도로 차별화를 꾀했던 바. 실력 있는 가수들의 예상할 수 없는 선곡으로 매주 볼거리를 제공했지만 파일럿 때의 기대치에 비해 시청률이 다소 아쉬웠다는 평. 그럼에도 마지막 무대에서 자체최고시청률을 달성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신의 목소리’는 SBS가 지난 설 연휴에 선보인 파일럿 예능 프로그램 중 하나였다. 그리고 당당히 전체 파일럿 예능 중에서 두 번째로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당당히 정규 편성을 따냈다. 당시 10.4%(이하 닐슨코리아 제공, 전국기준)를 기록했다.
정규 편성된 시간대는 수요일 심야. 경쟁 프로그램으로는 수요일을 꽉 잡고 있는 MBC ‘라디오스타’가 버티고 있었다. 이에 어려운 싸움이 예상됐던 바 있지만, 제작발표회 당시 박상현 PD는 “음악이 갖고 있는 힘이 있고, 저희 프로그램이 갖고 있는 색깔이 있기 때문에 시간이 걸리더라도 저희 프로그램을 좋아해주시는 시청자분들이 계실 거라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파일럿 때부터 호평을 받았던 것은 싸움이 안 될 것 같은 아마추어와 프로가수의 맞대결을 긴장감 있게 그려냈다는 점이다. 게다가 정규 편성 때부터는 아마추어에게 더 유리한 지점을 줬다. 프로가수는 더욱 어려운 곡을 부여받았다. 이로써 내로라하는 실력파 가수들이 의외의 선곡에 맞서는 모습이 시청자들의 흥미를 끌었다. 가수 박정현이 아이돌그룹 비스트의 ‘픽션’을 랩 가사까지 소화하고, 윤도현이 지드래곤의 ‘하트 브레이커’를 부르는 파격적인 무대가 매주 펼쳐지며 볼거리를 제공했던 바 있다.
결과적으로도 아마추어가 프로가수를 이기는 반전도 여럿 펼쳐졌다. 심지어 다수의 경연 프로그램에서 활약해오며 ‘갓’으로 불리던 박정현 역시 패하는 그림이 펼쳐졌고, 윤도현, 정인, 설운도 등 많은 가수들이 역시 아마추어에게 승기를 빼앗기는 모습이 그려졌다. 즉 이런 포맷이라면 아마추어와 프로의 경계를 넘어 충분히 긴장감 있는 대결을 선보일 수 있고, 시청자들에게 흥미를 끄는 반전 역시 가능하다는 것을 충분히 시사했다.
아쉬운 점은 수요일 심야에 편성된 후 아쉬운 시청률이다. ‘신의 목소리’는 지난 3월 첫 방송된 이후 평균 4~5%대의 시청률을 기록해왔다. 파일럿 당시 두 자릿수를 기록했던 기대치에 비하면 아쉬운 성적표다. 이것이 절반의 성공이라 부르는 이유.
하지만 쓸쓸한 종영은 아니다. 오히려 마지막까지 가능성을 보이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지난 주 올림픽 중계로 인해 한 주 결방하면서 지난 15일 광복절 특집으로 오후 5시 30분부터 150분 특별 편성됐던 바. 6.3%의 시청률로 자체최고시청률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 besodam@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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