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프로 가수 현아에게 돌을 던지랴. 포미닛에서 이제는 솔로 가수로 새 길을 가게 된 현아가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의 솔직한 속내와 일상, 뮤직비디오 촬영 현장 등 치열한 삶을 공개했다. 때로는 순수하게, 때로는 열정적이게 자기 일에 최선을 다하는 그의 모습은 아직 어린 나이에도 불구, 여느 사회인과 다를 바 없이 프로페셔널했고, 아이돌이라는 틀에 갇혀 있었던 또 다른 면을 보게 했다.
현아는 16일 오후 방송된 MBC에브리원 '현아의 엑스나인틴'(이하 '엑스나인틴')에서 솔로로 새 무대를 선보이기까지의 과정, 그간 해보고 싶은 일에 도전하며 새로운 모습을 선보였다.
이날 방송의 시작은 현아의 솔로 앨범 발표 기자간담회였다. 홀로 마이크를 잡고 앉아 여러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는 현아의 모습은 당당했고, 어른스러웠다. 하지만 모든 질문에 답을 하고 돌아온 길, 현아는 꾹꾹 눌러왔던 부담감과 감정들을 털어내며 눈물을 보였다.
그는 "해체라는 표현이 왜 이렇게 싫은지 모르겠다"며 "내가 어떻게 하고 싶은대로만 살겠느냐. 나 혼자 하는 결정이 아닌데, (자극적인 표현들로) 그런 것들에 대해서 너무 쉽게 소비되는 게 싫다"고 말했다. 또 "(포미닛) 친구들은 얘기를 할 수 없다. 하지 않았다. 그런데 나는 계속 얘기하고 있다. 이게 내 앨범이 나오니까 얘기하는 상황처럼 됐다. 그런 게 너무 화가 난다"며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다. 말을 하고 있는 내가 싫다. (포미닛) 애들이 봐도 싫을 것 같다"고 눈물을 보였다.
포미닛의 해체에 어떤 속사정이 있든 현아의 모습에는 타인이 이해할 수 없는 복잡한 심경이 담겨 있어 눈길을 끌었다.
약한 면을 보여준 현아였지만, 솔로 준비를 하는 과정에서는 선배 여가수들 못지 않게 프로페셔널한 면을 보였다. 스태프들에게는 천진난만한 어린아이처럼 장난을 치다가도, 카메라 앞에 서면 섹시한 '핀업걸'로 변신해 요염함을 발산하는 모습은 어른스러웠다.
또 현아는 자신의 앨범을 준비하는 현장에서도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며 책임감을 보였다. 의상은 직접 스타일리스트와 함께 고르러 다녔고, 콘셉트나 안무, 캐스팅에도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자신의 파트너인 외국인 모델을 리드하며 친해지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촬영장의 분위기를 밝게 만들었다.
더불어 발리의 한 뮤직 페스티벌 엔딩 무대에 서서 팬들의 뜨거운 앵콜 요청에 감격해 눈물을 흘리는 현아의 모습은 그에게 무대가 어떤 의미인지를 알게 했다. 현아는 이 영상을 다시 보면서도 눈시울을 붉혔는데 "혼자 무대를 채우는 게 이번이 처음이었고, 이렇게 크게 가슴에 와닿게 느낀 것도 처음이다. 팬들을 정말 믿고 고맙게 생각하는 게 내가 가는 길을 똑같이 따라와준다. 그래서 내가 잘못된 길을 걷고 싶지 않다. 나를 따라와주는 사람들한테 나쁜 길로 이끌 수 없다.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는 게 팬들도 저도 좋은 일인 것 같다"고 진솔한 속내를 드러냈다.
그간 섹시한 콘셉트에 가려져 있던 가수 현아의 진가는 '엑스나인틴'을 통해 조금씩 드러났다. 무대 위 현아는 섹시한 노래를 부르고 섹시한 춤을 추지만, 무대 밖에서는 회사와 자신만을 보고 따라오는 팬들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는 셀러브리티이자 스스로의 경력과 명예, 열정을 지켜나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직업인이었다.
앞으로 이 프로그램은 현아의 19가지 숨겨진 이야기를 공개하는 데 집중한다. 이날 방송에서는 'X1 썸머퀸', 'X2 프렌치키스', 'X3 위장취업', 'X4 발리여신' 등 네 가지 이야기가 공개됐는데, 남은 방송에서 또 어떤 '프로 섹시퀸' 현아의 이면을 엿보게 될지 기대감을 준다. /eujenej@osen.co.kr
[사진] '엑스나인틴'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