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도적이다. 이 3명을 빼고 '걸스피릿' 최종 우승자를 논할 수 없다. 죽음의 조에서 우승을 차지한 레이디스 코드 소정이나 최다 득표를 한 베스티 유지 만만치 않은 실력을 보여준 스피카 보형까지 아이돌 전체를 다시 보게 할 정도로 뛰어난 실력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16일 오후 방송된 JTBC 예능프로그램 '걸스피릿'에서는 2016년도 상반기 인기곡을 주제로 대결을 펼친 B조의 모습이 전파를 탔다. 이날 최종 1위는 어반자카파의 '널 사랑하지 않아'를 부른 소정이었다. 소정은 혼성 3인조 그룹인 어반자카파 못지않은 감성으로 '널 사랑하지 않아'를 소화하며 111명의 판정단을 감동하게 하였다. 소정은 1차 투표에서 유지에 한 표 뒤진 107표를 받았지만 2차 투표에서 역전하며 최종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을 차지한 소정 말고도 108표를 받은 유지와 104표를 받은 보형까지 엄청난 실력을 보유했다. 111명 중의 100명이 넘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걸스피릿'의 판정단이 무작정 투표에 후한 편도 아니다. 꼴찌인 피에스타 혜미는 50표도 득표하지 못했다. 경연이니만큼 상대적으로 평가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100표를 넘긴 소정과 보형 그리고 유지가 압도적인 실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다.
'걸스피릿'은 걸그룹 홍수 속에서 전면에 나서지 못했던 신선한 얼굴들이 나온다는 것 말고는 특별한 것이 없다. 결국 이 프로그램의 재미는 출연자들에게 기댈 수밖에 없다. 12명의 걸그룹 멤버들의 비슷하지만 각기 다른 사연과 무대가 전부다. 그리고 12명의 아이돌 멤버들은 엄청난 실력과 감동적인 스토리로 재미를 만들어냈다. 엄청난 실력을 갖추고 있지만 주목받지 못했던 이들에게 주목하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현재 데뷔해서 활동하고 있는 걸그룹 멤버들 모두 각자의 사정을 가지고 정말 치열하게 활동하고 있다. 이날 하위권을 차지한 라붐 소연과 에이프릴 진솔 그리고 피에스타 혜미도 '걸 스피릿' 무대를 위해 준비한 노래와 춤 만큼은 수준이 높았다. 다만 경연이라는 포맷과 솔로 무대를 펼친다는 부담감을 어떻게 이겨내는 것이 과제가 될 것이다.
대한민국에서 아이돌로 산다는 것은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외모부터 인성과 실력까지 모든 것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24시간 언제 어디서든 완벽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수많은 아이돌 중에 한명이 논란을 일으킨다면 다 같이 뭇매를 맞는 이름도 아이돌이다. 그런 면에서 '걸스피릿'은 우리가 알게 모르게 무시하고 있었던 아이돌의 품격을 한 단계 올린 프로그램이다.
음대 출신 마건영 PD가 대세가 될 수 있는 아이돌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만든 프로그램의 의도는 적중했다. 적어도 이 세 명의 무대만큼은 믿고 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과연 남은 방송에서 이 세 명을 능가하는 다크호스가 등장하며 시청자에게 또 다른 놀라움을 선사할지 궁금해진다./pps2014@osen.co.kr
[사진] '걸스피릿'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