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3일 20회를 끝으로 종영하는 SBS 월화드라마 ‘닥터스’의 성공은 배역에 대한 호감을 끌어내는 재주가 많은 배우 박신혜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닥터스’는 병원을 배경으로 의사들의 갈등과 사랑, 성장을 다루는 전형적인 한국형 의학 드라마였다. 의사들의 사랑놀음이라는 흔하디 흔한 이야기였지만 ‘따뜻한 말 한 마디’, ‘상류사회’를 통해 공감대를 형성하면서도 감각적인 대사를 보여온 하명희 작가는 ‘닥터스’를 뻔하지 않게 그렸다. 홍지홍 역의 김래원과 유혜정 역의 박신혜의 사랑 이야기는 설렘을 유발했고, 재는 것 없이 사랑을 쟁취하기 위해 달려나가면서도 담백한 남자 지홍은 여성 시청자들을 열광하게 했다.
동시에 사랑하고 싶은 여자, 사랑받고 싶은 여자 혜정을 연기한 박신혜는 다시 한 번 흥행 보증 수표로서의 진가를 발휘했다. 박신혜는 어린 시절 불우한 가정 환경을 딛고 의사가 된 혜정의 당돌하면서도 정의롭고 사랑스러운 모습을 생동감 넘치게 표현했다. 로맨스 드라마에서 민폐를 끼치는 여자가 되기 쉬운 한국 드라마 시장 이야기 구조의 한계에도 박신혜는 응원하고 지지하고 싶은 여자 배역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달달한 로맨스는 물론이고 안방극장을 뭉클하게 만드는 감정 장면에서 배우가 연기를 한다는 생각이 들지 않게 자연스러운 몰입을 이끄는 배우가 박신혜이기도 하다. 그래서 ‘닥터스’가 첫 방송부터 동시간대 시청률 1위는 물론이고 올해 방송된 지상파 월화드라마 중 가장 높은 시청률을 경신하며 승승장구할 때 드라마의 이야기가 가진 힘도 있지만 박신혜라는 안방극장이 선호하는 배우의 열연이 큰 힘이 됐다는 게 방송가의 평가였다.
박신혜는 드라마 ‘천국의 계단’에서 최지우의 아역으로 안방극장에 강렬한 인상을 남긴 후 외모, 연기력, 대중성을 갖춘 배우로 성장했다. 세 가지를 모두 챙기는 여자 배우가 드물어 박신혜에게는 언제나 드라마 시장 러브콜이 쏟아졌다. 작품 보는 뛰어난 안목과 주어진 이야기를 자신의 색깔에 맞춰 표현해내는 연기력을 바탕으로 드라마를 흥행시켜왔다. 얼굴도 예쁘고 대중적인 인기도 높은데 심지어 연기까지 잘하며, 여기에 인성까지 갖추고 있어 참 신기한 배우라는 드라마 제작진의 기분 좋은 뒷이야기가 쏟아지는 배우이기도 하다. ‘상속자들’, ‘피노키오’, 그리고 ‘닥터스’까지 연달아 성공하며 박신혜가 출연하는 드라마는 일단 믿고 본다는 공식이 성립된 것은 당연지사다.
‘닥터스’는 이제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드라마 속 연인인 김래원과 박신혜의 사랑이 행복하게 마무리될지도 관심이 가지만, 조금 더 욕심을 부려 박신혜가 차기작에서 보여줄 새로운 캐릭터와 재밌는 이야기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 jmpy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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