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빈이 이런 매력이 있는 배우였던가. 그저 청순하고 단아하기만 해 보였던 박은빈이 ‘청춘시대’를 통해 180도 변신했다. 그야말로 파격적이고 과감한 변신이었다.
박은빈은 JTBC 금토드라마 ‘청춘시대’(극본 박연선, 연출 이태곤 김상호)에서 음담패설과 음주가무를 즐기는 ‘여자 신동엽’ 송지원 역을 맡아 열연하고 있는데, 그가 지금껏 맡았던 역할과는 정반대의 성격과 비주얼의 캐릭터다.
하지만 박은빈은 귀엽고 발칙한 이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하며 매력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사실 배우가 그간 쌓아왔던 이미지를 깨고 새로운 이미지를 입기가 쉽지 않은데, 특히나 박은빈처럼 20년이라는 오랜 기간 활동했던 배우라면 더욱 그렇다. 그런데 박은빈은 이전에 맡았던 역할이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송지원 캐릭터를 맛깔나게 표현하고 있다.
박은빈은 발랄하고 활동적인 송지원 캐릭터를 소화하기 위해 데뷔 후 처음 단발머리를 시도한 것은 물론 극 중 ‘여자 신동엽’ 캐릭터답게 자극적인 말들을 꽤 능청스럽게 하면서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송지원은 오이를 들고는 “남근을 숭배하라”라며 ‘수컷의 밤’ 파티를 준비하는가 하면 올해 안에 처녀 딱지를 떼겠다며 열의를 불태우는 등 참 귀여운 발칙함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주변에 한 명은 있을 법한 친구를 현실감 있게 표현하며 공감도를 높이고 있다. 송지원은 참 매력적이고 활발하고 학교 활동도 열심히 하고 술도 잘 먹고 놀 줄도 아는데 남자친구 한 명 생기지 않고 여자들에게 더 인기가 있는 캐릭터다.
박은빈은 극 중 남자친구를 만들겠다고 굳게 다짐하고 미팅자리에 나가서는 거의 주선자 같이 분위기를 이끌다 결국 친구 좋은 일만 해주고 우울해하는 솔로의 모습을 리얼하게 그려내고 있다.
이뿐 아니라 관찰자의 입장에서 하우스 메이트 진명(한예리 분), 예은(한승연 분), 이나(류화영 분), 은재(박혜수 분)가 깜짝 놀랄 정도로 이들의 상황과 속마음을 정확하게 꿰뚫어 보고 말해 ‘청춘시대’를 더욱 탄탄하게 채워주고 있다.
통통 튀는 발랄한 모습을 보여주다가도 날카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송지원. 두 가지 매력을 잘 드러나고 있는 건 아무래도 배우 박은빈의 힘이 크다. 괜히 20년차 배우가 아니었다. 때문에 네티즌들이 다른 캐릭터들만큼의 에피소드가 없는 것에 아쉬워하고 있다.
애청자들의 아쉬운 마음이 있긴 하지만 박은빈이 종영까지 4회분을 남겨놓고 있는 가운데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기대되는 것과 동시에 다음 작품에 관심이 쏠린다. /kangsj@osen.co.kr
[사진] 드림이앤엠, 드라마 하우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