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민석이 '태양의 후예'를 지나 '닥터스'를 통해 제대로 연기 꽃을 피우고 있다. 탄탄하고 섬세한 연기력도 박수받아 마땅하지만 삭발 투혼까지 감행하고 진짜 환자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질 정도로 진지하게 연기에 임하는 자세 역시 으뜸이다. 오랜 노력 끝에, 인고의 시간을 지나 드디어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을 준비를 하고 있는 김민석의 발견이 참으로 반갑다.
김민석은 현재 SBS 월화드라마 '닥터스'(극본 하명희, 연출 오충환)에서 신경외과 레지던트 최강수를 연기하고 있다. 연차가 낮음에도 불구하고 일이 몰릴 정도로 똘똘한 구석이 많으면서도 깐족거리며 장난도 잘 치는 귀여운 성격의 소유자다. 하지만 최근 방송에서 뇌수막종과 압상씨저를 앓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져 시청자들의 눈시울을 붉히게 만들었다.
이제야 의사로서 제대로 꿈을 펼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는데, 왜 자신에게는 이렇게도 힘든거냐며 속상한 마음을 토해내는 그에게선 의사와 환자 사이에서 느끼게 되는 고뇌와 절망감이 고스란히 뿜어져 나왔다. 혹여 동생이 걱정할까봐 아무렇지 않게 위로하고, 또 오히려 밝게 농담을 하는 모습 역시 뭉클한 여운을 남겼다.
그 중에서도 압권은 수술을 앞두고 스스로 삭발을 하는 장면. 김민석은 고민 끝에 직접 삭발을 하며 눈물을 삼키는 연기를 실감나게 해내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가장으로서 동생을 위해 어떻게든 살아야만 하는 강수의 처연한 상황은 김민석의 절제된 눈물 연기를 통해 더욱 극대화됐는데, 이는 '닥터스'의 명장면으로 손꼽히고 있다.
분명 쉽지 않았을 결정이고, 또 촬영이었을테다. 강수가 느낄 극한의 감정을 화면 속에 고스란히 담아내는 동시에 삭발까지 NG 없이 완벽하게 해내야 하기 때문에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했다. 그리고 김민석은 길지 않은 시간 안에 모두가 감탄할 만한 감정 연기와 삭발신을 완성하며 시청자들의 극찬을 얻어냈다. 소속사에 따르면 김민석은 삭발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을 정로도 연기 열정이 뛰어나다고. 소속사 뿐만 아니라 제작진의 걱정에도 불구, 본인이 직접 삭발을 결심하며 극을 더욱 탄탄하게 만드는데 일조했다.
더 대견스러운 건 연기에 임하는 자세다. 김민석은 최근 OSEN과의 인터뷰에서 "실제로 아프신 환자분들의 증상들을 연기해야 하는 부분이라 굉장히 죄송스럽고 또 조심스럽다"며 진심어린 마음을 전한 바 있다. 자신의 연기만 신경쓰기에도 바쁠 정도로 촌각을 다투는 촬영 일정임에도 김민석은 자신의 연기를 볼 시청자, 특히 실제 병을 앓고 있을 이들을 더욱 신경 쓰며 책임감 강한 면모를 보여줬다. 단순히 대사와 지문에 맞게 연기하는 것이 아니라 최대한 진정성 있게 연기하려 노력하는 그의 모습은 깊은 인상을 남기기에 충분했다.
횟집 주방장 출신으로 2011년 엠넷 '슈퍼스타K3' 제주지역 예선에 도전한 뒤 2012년 tvN '닥치고 꽃미남 밴드'로 연기를 시작한 김민석은 KBS 2TV '하이스쿨: 러브온'과 '후아유-학교 2015', MBC에브리온 '상상고양이'를 거쳐 올해 KBS 2TV '태양의 후예'로 큰 주목을 받았다. 그리고 '닥터스'로 그간 탄탄히 다져온 연기력을 폭발시키고 있다. 과하지 않게, 그 캐릭터를 알맞게 연기해내고 있는 김민석의 배우로서의 미래가 벌써부터 기대되는 순간이다. /parkjy@osen.co.kr
[사진] SBS 제공, '닥터스'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