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천하 극장가 속, 여자 원톱 영화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배우 손예진이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손예진이 주연을 맡은 영화 '덕혜옹주'가 국내 박스오피스에서 선전하며 여전히 상위권을 유지 중이다. 손익분기점이었던 350만 명은 넘은지 오래, 400만 명을 넘어 이제는 500만 명을 향한 순항을 계속 하고 있다.
무엇보다 '덕혜옹주'의 선전이 눈길을 끄는 건 국내 박스오피스 대부분이 남자 영화로 가득 채워져 있다는 점 때문이다.
현재 1위를 달리고 있는 영화 '터널' 역시 하정우가 전면에 나선 남성 원톱 영화이며 '인천상륙작전'이야 말할 것도 없다. 천만 관객을 넘은 '부산행' 역시도 공유가 전면에 나선 것은 물론, '마요미' 마동석의 활약으로 흥행에 성공할 수 있었다.
그나마 '덕혜옹주'와 함께 여배우의 파워를 보여줄 수 있었던 영화 '국가대표2'가 부진하다. 지난 20일 개봉한 '국가대표2'는 박스오피스 5위권 밖으로 밀려나며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때문에 '덕혜옹주'의 흥행이, 손예진의 활약이 더욱 기특한 이유다. 사실 여성 원톱 영화의 흥행이 쉽지 않다는 것은 그간의 충무로를 통해 정형화된 공식이다.
심은경이 원톱으로 나선 '수상한 그녀'가 흥행에 성공하긴 했으나 여성 원톱 영화 흥행은 그리 보편화되어 있지 않다. 때문에 충무로에서 여배우들이 탐낼 만한 시나리오가 줄어들기도.
그러나 이번 '덕혜옹주'의 흥행을 통해 앞으로 여배우들의 설 자리가 커졌다는 것이 주목할 만한 성과다. 그리고 이것을 손예진이 이끌어냈다.
손예진은 충무로 여배우들 중에서도 다작하는, 그리고 흥행 성적도 좋은 편이다. 영화 '해적:바다로 간 산적'에서도 손예진의 활약 덕분에 800만 명이 넘는 관객이 극장을 찾은 바 있다.
그런 그가 이번 '덕혜옹주'를 통해서 여배우 원톱 영화의 성공을 입증해보였다. 그것도 가장 크다고 평가받는 여름 시장에서 말이다.
극 중 덕혜옹주 역을 맡은 손예진은 '인생 연기'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을 정도로 열연을 펼쳤고 관객들의 공감을 자아내며 영화 흥행의 일등공신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중이다.
앞으로 여배우들이 전면에 나서는 영화가 얼마나 나올지는 미지수다. 개봉을 앞두고 있는 것들도 많지만 소위 남자 영화라고 불리는 영화들에 비해선 상대적으로 적다. 이런 현상을 '덕혜옹주'가 조금은 해소시켜줄 것이란 희망이 있으니, 손예진을 어찌 기특하다고 하지 않을 수 있을까. / trio88@osen.co.kr
[사진] '덕혜옹주'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