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면 노래, 춤이면 춤, 이제 아이돌 멤버들이 잘하는 걸 보여주기 시작했다. 보통 아이돌이 출연하는 예능이라고 하면 대부분 리얼리티 형식의 프로그램이지만 요즘은 그룹 전체에 초점을 맞춘 예능보다 그룹 멤버 각각의 ‘개인기’에 집중한 예능이 등장했다.
아이돌이 무대 위에서 자신의 매력을 다 보여주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멤버수가 많으면 더더욱 대중이 멤버 개개인에 관심을 갖기가 어려울뿐더러, 대부분 비주얼 멤버가 먼저 주목받기 때문에 다른 멤버들에게 관심을 가기까지가 시간이 걸리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JTBC ‘걸스피릿’과 Mnet ‘힛 더 스테이지’는 아이돌 멤버들에게 중점을 뒀다. 노래 잘 부르는 멤버와 춤 잘 추는 멤버를 위한 예능을 만든 것. 그야말로 아이돌 멤버맞춤형 예능이다. 드디어 자신의 실력을 온전히 마음껏 쏟아낼 수 있는 기회를 잡은 아이돌 멤버들은 ‘물 만난 물고기’ 같다. 무엇보다 어렵게 기회를 얻은 만큼 이들은 말 그대로 ‘사활’을 걸고 프로그램에 임하는 모습이다.
‘걸스피릿’은 그룹 멤버 중 비주얼 담당이나 예능담당 멤버들 보다 늦게 주목받는 메인보컬들의 대결을 담았다. 데뷔 후에도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한 걸그룹 보컬들의 숨겨진 실력을 확인할 수 있는 경연 프로그램.
데뷔 5년 이내의 걸그룹 메인보컬 스피카의 보형, 피에스타의 혜미, 레이디스코드의 소정, 베스티의 유지, 라붐의 소연, 러블리즈의 케이, 소나무의 민재, CLC의 승희, 오마이걸의 승희, 에이프릴의 진솔, 우주소녀의 다원, 플레디스걸즈의 성연 등 총 12명이 출연한다.
이들 중 ‘걸스피릿’이 아니었으면 아직까지도 빛을 보지 못했던 멤버들이 있지만 12돌은 꿈꿔왔던 무대에서 자신의 매력과 실력을 보여주기 위해 치열하게 준비해 선보이며 서서히 대중의 관심을 받고 있다.
‘힛 더 스테이지’(이하 힛더스) 출연자들도 마찬가지다. ‘걸스피릿’ 출연자들에 비하면 인지도가 높은 아이돌(소녀시대 효연, 인피니트 호야, 트와이스 모모, 블락비 유권, 빅스타 필독, NCT U 텐, 아이오아이 김청아, 장현승)이 출연하긴 하지만 그룹 활동 외에는 딱히 자신의 춤 실력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것에 목말라 있었던 이들이 작정하고 매주 엄청난 무대들로 시청자들을 깜짝 놀라게 하고 있다.
춤 잘 춘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어디서 확인할 수 없었던 시청자들도 ‘힛더스’를 통해 이들의 진짜 춤 실력을 제대로 확인하고 있다. 또한 춤 잘 출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던 아이돌 멤버의 무대도 놀라움을 선사했다.
보라는 씨스타 무대에서는 주로 섹시한 모습을 보여줬지만 ‘힛더스’에서 수준급의 춤 실력과 카리스마로 반전 매력을 발산했다. 트와이스 활동할 때는 귀엽고 깜찍한 모습을 선보였지만 모모도 강렬한 섹시함과 카리스마를 보여줘 놀라움을 자아냈다.
‘걸스피릿’과 ‘힛더스’가 아니었으면 몰랐을 아이돌 멤버들의 진짜 실력, 변화하는 아이돌 예능 속에서 또 어떤 아이돌 스타가 탄생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kangsj@osen.co.kr
[사진] JTBC, Mnet 제공, OSEN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