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상호 감독이 애니메이션 '서울역'을 기획하게 된 의도에 대해서 밝혔다.
'부산행'으로 천만 감독이 됐지만 연상호 감독은 변함 없었다. 연상호 감독은 천만의 영광에 취해있기 보다 지난 17일 개봉한 '서울역'에 대한 넘치는 열정을 보여줬다. 일말의 희망을 남겨둔 '부산행'과 달리 '서울역'은 말 그대로 희망이 없는 디스토피아적인 세계를 그려냈다. 이렇게 까지 어둡고 침울한 세계를 만든 특별한 이유가 있었을까.
연상호 감독은 지난 17일 서울시 강남구 한 음식점에서 열린 영화 '서울역' 미디어데이에 참석해서 "'서울역'을 만들 때 사회를 비판해야겠다고 생각하고 만든 것은 아니었다"며 "세대가 넘어오면서 시스템 탓도 했다가 스스로 반성도 했다가 하는 세대의 흐름이 있었다. '서울역'을 만들고 기획할 당시에는 자포자기를 넘어서서 혐오의 시대가 다가오는 것을 느꼈다. 모두가 망해버리라는 사회 분위기를 고려해서 '서울역'을 만들게 됐다. 어쩌면 모두가 공평하게 좀비가 되는 것이 낫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연상호 감독은 "'부산행'과 '서울역'이 기존의 외국에서 나온 좀비 영화들과 다른점은 좀비를 타자화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우리 주변에 있는 사람이 좀비가 된다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영화를 만들었다. 그런 면들이 해외에서 좋은 반응을 얻어내고 있는 요인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부산행'과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는 '서울역'에서 좀비가 된 원인을 밝히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이야기 했다. 연상호 감독은 "좋은 좀비 영화들에서는 어째서 좀비가 됐는지 밝히지 않는다"며 "좀비가 무서운 이유는 미지의 존재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연상호 감독은 평소 커뮤니티 사이트와 SNS에 올라오는 '부산행', '서울역' 관련 글들을 모두 찾아본다는 사실도 언급했다. 연 감독은 "저는 포털 사이트, 커뮤니티 사이트, SNS 반응을 전부 살펴본다"며 "악평 올라오는 것도 재미있다. 정말 다양한 욕을 많이 하시더라"라고 담담하게 털어놨다. /pps2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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