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히 진정한 ‘하드캐리’(게임에서 한 명의 유저가 팀을 승리로 이끈다는 뜻)라 칭하겠다. 제작진이 폐지를 결정하고 몇 주간의 유예 기간을 둔 코너도 숨을 불어넣었다. 데뷔 11년 동안 쉽게 망가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그인데, 모든 것을 내려놓은 활약으로 웃음을 톡톡히 챙긴 것. 그룹 슈퍼주니어의 김희철 이야기다.
지난 17일 방송된 MBC에브리원 ‘주간아이돌’에서는 ‘아이돌 is 뭔들’ 코너가 한 시간 동안 풀로 방송됐다.
이 코너에는 대세 그룹의 멤버들이 고정 출연 중이다. 여자친구의 신비, 트와이스의 다현, 갓세븐의 잭슨, 몬스타엑스의 주헌까지 내로라하는 대세들만 모아 놨다.
그런데 제작진은 시작부터 코너의 폐지를 외쳤다. 시청자들의 의견을 수렴한 결과였다. 재미가 없다는 것. 이에 대반성회를 열었고 멤버들은 자성의 시간을 가졌다. 서로 더욱 친해지자며 우정을 다지고, 방송을 통해 더욱 자신을 내려놓는 대범함도 체득했다.
과연 다음 주부터는 달라진 모습을 보일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는 가운데, 이날의 MVP는 단연 김희철이었다. 그는 다현과의 어색한 분위기만으로도 흥미로운 에피소드를 제공했으며, 까마득한 후배들에게 ‘몰이’를 당하는 억울한 모습으로 웃음을 자아냈고, 뒤늦게 바보 연기에 재능을 눈 뜨기도 했다.
특히 시청자들의 반응이라면 신인 시절 예능프로그램에서 선보였던 댄스신고식도 척척 해냈다. 한 시청자는 MC들은 춤을 추지 않고 고정 패널들만 힘들게 춤을 시킨다며 불만을 접수한 것. 이에 김희철은 혼신의 힘으로 춤을 췄다. “‘엑스맨’ 이후로 이런 거 처음 해본다”고 스스로 말할 정도.
또한 매운 고추를 넣은 삼겹살 몰아주기에도 고통스러워하면서도 전부 받아주는 모습을 보였다. 데프콘을 제외하면 가장 연예계 선배고, 게다가 벌써 데뷔한지 11년이 넘은 선배 아이돌이지만 그런 그가 몰이를 당하는 모습이 오히려 더욱 흥미가 있었다. 여기에 하니와 잭슨에게 자극받은 바보 연기는 ‘주간아이돌’에서 길이 남을 명장면 중 하나다. / besodam@osen.co.kr
[사진] '주간아이돌'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