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장의 표본을 꼭 국내 버전으로 봐야하는 걸까. 그것도 출생의 비밀 정도의 막장이 아닌 성(性) 스캔들 같은 추문을 말이다.
tvN은 케이블 채널 HBO를 통해 방영됐던 미드 '안투라지'의 국내판 리메이크를 추진, 배우 서강준과 박정민, 이광수, 이동휘, 조진웅 등이 캐스팅을 결정지은 바 있다.
워낙 인기를 끌었던 작품이기에 많은 이들의 관심이 쏠리는 것도 사실이지만, 한국판 리메이크를 바라보는 우려의 시선이 큰 것도 사실이다. 이는 '안투라지' 드라마 자체가 담고 있는 내용 때문.
드라마 시청등급 자체가 청소년 관람불가 였기에 '안투라지'의 수위는 상당히 높다. 미드 '안투라지'는 할리우드 스타와 그의 친구들이 벌이는 이야기를 다룬 작품. 화려해 보이는 할리우드의 뒷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그 뒷면은 대부분 소위 말하는 '막장'이다.
간통, 혼음 등 성 스캔들은 기본이거니와 마약 같은 스캔들을 드러내는 것도 거리낌이 없다. '안투라지'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수위가 세니까 보기 힘든 분들은 멀리 하시길"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
이렇게 '대놓고' 19금을 표방하고 있는 터라 tvN이 케이블이라는 특성을 이용해 방송윤리에 어긋나는 일을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이 나오고 있는 상황. 실제로 케이블은 지상파를 향한 윤리의 잣대에 비해선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편이다. 때문에 "케이블이라서 가능한 드라마 혹은 예능"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도 모두 그런 맥락.
그것이 좋은 방향으로 작용한다면 문제될 것이 없겠지만 항상 악용이 문제다. 이번 '안투라지'도 악용의 경계를 교묘하게 넘나들 것으로 보여 문제를 사고 있다. 자극적인 것이 화제가 되기 마련, '안투라지' 국내 리메이크 역시도 그 점을 노린 tvN의 상술이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는 것.
국내판 '안투라지'가 그 수위를 어떻게 조절할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원작의 내용이 그런 만큼, 막장의 요소들은 피해갈 수가 없다. 굳이 tvN이 '안투라지'의 판권을 사야 했는지, 의문이 드는 대목이다. / trio88@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