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전 여름, 남장 여자 신드롬이 안방을 접수했다. 시청자들은 MBC '커피프린스 1호점' 속 윤은혜가 연기한 고은찬 캐릭터에 매료됐고 그를 사랑한 최한결 역의 공유에게 반했다.
그로부터 9년 뒤, 다시 한번 안방에 남장 여자 바람이 불 전망이다. KBS가 하반기 기대작으로 야심 차게 내세운 새 월화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이 오는 22일 드디어 첫 전파를 탄다.
tvN '응답하라 1988' 인기 주역인 박보검의 차기작, 청춘 사극이라는 트렌디한 장르 외에 여주인공 김유정의 남장 연기도 기대 요소로 꼽힌다. 그동안 사극에서 흥행 불패 공식을 만들었던 김유정이 이번엔 내시에 도전했다.
김유정이 맡은 홍라온 캐릭터는 부모도 돈도 없이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내며 사내로 살아야했던 인물. 하지만 특유의 밝고 쾌할한 매력으로 조선 시대 최초의 연애 상담가(?) 임무를 톡톡히 해내는 매력쟁이다.
우연히 궁에 들어가게 됐고 내관을 뽑는 시험에서 합격하게 된 우여곡절 사연 많은 홍라온이다. 왕세자 이영(박보검 분) 곁에서 말동무가 됐다가 서서히 그를 사랑하게 되는 여주인공이다.
성별을 속이고 남자 주인공 곁에서 친구처럼 지내다가 이내 사랑에 빠지게 된다는 구조가 분명히 '커피프린스 1호점'과 비슷하다. 고은찬이 남자 직원만 뽑는 카페에 취직해 사장인 최한결과 인연을 쌓으며 결국 좋아하게 된 포맷이기 때문.
김유정도 이 점에 주목했다. 18일 오후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열린 제작 발표회에서 그는 "'커피프린스 1호점' 속 윤은혜의 연기를 참고했다. 남자들이 많은 상황에 뛰어든 캐릭터라가 홍라온과 닮았다"라고 밝혔다.
고은찬이라는 인생 캐릭터를 만난 윤은혜는 안방 여심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았던 바다. 김유정 역시 "홍라온은 남장 여자 캐릭터이지만 누가 봐도 사랑스럽고 귀여운 인물"이라고 자신하고 있는 상황.
김유정이 윤은혜의 뒤를 이어 남장 여자 신드롬을 재현해 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국민 여동생'에서 '국민 내시'로, 여진구의 세자빈에서 박보검의 연인으로 거듭날 준비를 마친 김유정이다. /comet568@osen.co.kr
[사진] 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 KBS MB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