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와 웹툰 'W'가 해피엔딩으로 가는 길은 멀고도 험했다.
18일 오후 방송된 MBC 수목드라마 'W'(극본 송재정, 연출 정대윤) 9회에서는 오연주(한효주 분)를 완전히 잊어버린 웹툰 속 강철(이종석)의 모습이 그려졌다. 강철의 바람대로, 웹툰상에서 윤주를 만난 시간들을 몽땅 꿈으로 되돌린 것. 리셋이다.
아주 잠깐이었지만, 이후에도 오연주는 웹툰 'W'의 속으로 도킹됐다. 기억은 잃었지만, 강철의 무의식에 남아있던 연주가 수시로 도킹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건 딱 3번뿐. 3번의 만남에서 강철은 연주를 전혀 기억하지 못했고, 현실로 돌아온 연주는 결국 주저앉아 눈물을 하염없이 쏟아냈다.
웹툰 속 진범은 현실의 오성무(김의성) 작가를 찾아왔다. 그는 '나는 누구지', '너는 나를 배신했어', '내 얼굴을 내놔'라며 오성무의 목을 졸랐다. 생명의 위협을 느낀 오성무는 뉴질랜드에서 곧바로 한국으로 귀국을 택했다. 그리고 강철이 연주를 통해 자신에게 건넨 USB 내용을 확인하고, 그의 말대로 'W'의 해피엔딩을 위해 힘을 모으기로 결심했다.
만화 속 강철이 납득할만한 해피엔딩을 만들어 내는 것. 우선 웹툰 속에서 진범의 존재를 인간으로 만들었고, 그 범인이 10년여 만에 잡힐 수 있게 시나리오를 완성했다. 강철이 납득할 수 있게 범인의 얼굴을 오성무 작가 자신으로 그려넣었다. 앞서 옥상에서 자신을 찔렀던 오성무의 얼굴을 강철이 봤기에, 그가 납득될 것이라고 여겼기 때문. 진범은 웹툰 속 악당 한철호(박원상)에 의해 살해당했고, 한철호 역시 자신의 죄가 발각되어 체포되는 해피엔딩 설정이었다.
결말을 듣고 난 오연주는 허무했다. 사랑했던 강철과 함께 사진 하나 남겨두지 않은 걸 후회했고, 웹툰 속 사람들이 자신을 기억조차 못하는 것을 못내 아쉬워했다. 자신이 등장했던 웹툰을 오려내어 스크랩을 하거나, 웹툰의 그림을 쓰다듬으며 강철에게 다정하게 말을 걸기도 했다. 눈물은 계속 멈추지 않았다.
그러다 갑자기 터진 방송국 총격사건. 그곳은 현실이 아닌 웹툰 속 한국성진병원이었고 오연주는 그곳에 서있었다. 방송국에서 누군가가 총기를 난사했고 수많은 사상자가 병원으로 실려왔다. 오연주는 그렇게 갑작스럽게 웹툰 속으로 도킹됐다. 방송 녹화장에 총기난사의 범인은 그대로 도주했다고 뉴스를 통해 흘러나왔다.
병원에서 다시 만난 강철과 연주. 강철은 여전히 연주를 기억하지 못했다. 그리고 의사로서 오연주를 대할 뿐이었다.
그들을 총으로 쏜 것은 다름 아닌 진범이었다. 진범은 현실 속 오성무 작가의 얼굴까지 빼앗아 웹툰 속으로 들어와 스스로 이같은 일을 행한 것. 이미 자신의 존재를 자각한 진범이, 오성무와 강철의 의도대로 만들어진 해피엔딩을 막기위해 직접 나선 것.
진범에게 얼굴을 빼앗긴 현실 속 오성무는 얼굴이 없는 채 끔찍한 모습이었다. 웹툰 자막이 그의 말을 대신했다. 그런 모습을 본 수봉(이시언)은 당연히 놀라 기절했다. 웹툰 속 오연주도 진범이 이같은 일을 저질렀고, 그 얼굴이 자신의 아버지 오성무와 똑같다는 사실에 충격에 빠졌다.
강철과 오연주, 지금 두 사람의 기억과 로맨스가 중헌 게 아니다! 멜로에서 끔찍한 스릴러로 급회한 웹툰 'W' 속에서 생존하고, 오성무 작가의 얼굴을 원래대로 되돌려 놓는 것이 눈앞에 닥친 중요한 숙제가 됐다. 맥락이 없는 듯, 맥락이 있게 진행된 이같은 전개에, 시청자들은 결국 다음주까지 안달하게 됐다. / gato@osen.co.kr
[사진] 'W'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