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측이 맞는게 하나도 없다. 꼬박꼬박 내어주는 예고편은 그저 미끼에 불과했다. 미끼를 덥썩 물었던 시청자들은 예상도 못한 반전 엔딩에 한여름 무더위를 한방에 날려버렸다. 소름 넘어 소름이다. 잠깐 멜로라 착각했던 드라마 'W'의 이야기다.
지난 18일 방송된 MBC 수목드라마 'W'(극본 송재정, 연출 정대윤) 9회는 로맨스가 끝난 오연주(한효주 분)의 슬픔이 주를 이루는 듯 했다. 모두의 해피엔딩을 위한 강철(이종석)의 부탁으로, 두 사람의 만남은 한낱 꿈으로 전락했기 때문.
자신은 모든 것을 기억하지만, 강철은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한다는 사실에 눈물을 쏟아낸 연주. 오성무(김의성) 작가 역시 강철의 이야기대로, 진범을 잡아 없애고, 웹툰을 해피엔딩으로 마무리 지으려 했다.
그런데 웹툰임을 자각했던 이는 강철 뿐만이 아니라는 것을 간과했다. '진범' 역시도 현실에 발을 담궜던 터. 강철은 모든 것을 꿈으로 여겼지만, 진범은 현실의 오성무 작가의 얼굴까지 앗아가며 총기를 난사해 웹툰 속 캐릭터들을 무차별적으로 살해했다.
이날의 엔딩은 그야말로 역대급 '소름'이었다. 웹툰의 이야기가 너무 맥락있게 그려지며, 그렇게라면 정말 '해피엔딩'으로 끝나겠거니 하던 찰나에 오연주는 갑자기 웹툰으로 도킹됐고, 오성무 작가는 얼굴이 끔찍하게 사라졌다.
그게 끝이 아니었다. 방송국에서 총기를 난사한 이의 얼굴이 오성무 작가의 얼굴로 카메라에 들이밀었던 순간은, 얼굴이 사라진 장면보다 더욱 큰 충격을 안겼다. 방안에 울렸던 "자리에 앉으라"는 목소리도 미스터리다. 예고편은 또 나왔지만, 이제는 이 미끼를 물어서는 안 된다. 시청자는 그렇게 또 일주일 뒤 10화와의 만남을 하염없이 기다리게 생겼다. / gato@osen.co.kr
[사진] 'W'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