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수목드라마 ‘W’(극본 송재정, 연출 정대윤)에서 이종석과 한효주는 마치 ‘우리 결혼했어요’를 찍는 것처럼 달달한 연애를 즐겼다. 불과 1회 전의 이야기다. 제작발표회 당시 정대윤 PD는 “로맨스, 서스펜스, 호러 등 다양한 장르가 섞여 있다”고 설명한 바. 후반부에 접어든 ‘W’는 본격적으로 호러 장르를 오픈했다.
‘W’ 전반부에서는 강철(이종석 분)과 오연주(한효주 분)가 현실세계와 웹툰세계를 오가는 판타지 로맨스가 주로 그려졌다. 만화 속 캐릭터와의 로맨스는 한 편의 동화처럼 달달했고, 로맨틱 코미디처럼 웃음이 피식피식 새어나오기도 했다.
특히 지난 10일 방송된 7회에서는 로맨스가 절정을 맞았다. 연주는 강철을 살려냈고, 두 사람은 함께 로맨스 속편을 만들어나가면서다. 두 사람은 웹툰 속에서 결혼을 하고 일상 로맨스를 펼쳤다. 이를 두고 시청자들은 ‘우리 결혼했어요’ 속 신혼부부를 보는 것 같은 설렘을 느꼈다는 평.
정체불명의 진범이 날뛰기 전까지는 달달했다. 한 치 앞의 전개도 감히 상상할 수 없는 송재정 작가의 상상력은 후반부로 치달을수록 더욱 힘이 실렸다. 점점 강력해지는 몰입도와 신선한 전개에서 작가의 연륜이 느껴졌다. 지난 17일 방송된 8회에서는 모든 변수를 뒤집을 방법으로 ‘꿈’이 제시됐다. 연주가 강철의 새로운 가족이 되면서 진범의 표적이 됐기 때문. 강철은 지금까지 연주와 나눴던 모든 시간을 ‘깨고 나니 모두 꿈’으로 돌리면서 기억을 잃었다. 여기까지는 모든 것이 해결되고, 연주만이 기억을 갖고 살아갈 미래가 예고됐다.
또 다른 변수가 생겼다. 진범이 다시 나타난 것. 결정적으로 지난 18일 방송된 9회에서는 오성무(김의성 분)가 얼굴을 잃고 말았다. 진범의 얼굴을 자신과 똑같이 그려 강철이 맥락을 납득할 수 있게끔 한 것인데, 오류가 발생한 것. 웹툰 세계에서 진범은 성무의 얼굴을 하고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드디어 자신에게도 실체가 생기게 된 셈. 이 대가로 현실 세계의 성무는 얼굴을 빼앗기고 말았다. 성무의 좀비 같은 모습에 문하생 박수봉(이시언 분)은 기절하고 말았다.
기억을 잃은 강철과 기억을 모두 가지고 살아갈 연주는 앞으로 각각 진범을 잡기 위해, 성무의 얼굴을 찾기 위해 내달릴 전망이다. 앞서 모든 키는 연주가 쥐고 있었던 바. 앞으로의 키는 누구에게 달려있을까. 매회 색다른 장르, 마지막 회 같은 임팩트의 엔딩을 선사하고 있는 ‘W’다. / besodam@osen.co.kr
[사진] 'W'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