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률 30%를 육박하며 인기를 끌었던 KBS 2TV 주말드라마 '아이가 다섯'(연출 김정규, 극본 정현정 정하나)이 21일 54회를 끝으로 종영한다.
지난 2월 첫 방송을 시작으로 6개월 동안 아이가 있는 재혼가정의 이야기를 현실감있고 따뜻한 시선으로 이끌며 안방 시청자의 뭉클한 감동과 공감대를 선사했던 '아이가 다섯'.
그 중 억척스러운 '돌싱녀' 안미정을 연기한 배우 소유진은 이번 작품을 통해 가장 많은 것을 얻은 수혜자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작품을 통해 '백종원 아내'가 아닌 '여배우 소유진'으로 당당히 거듭나는 계기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소유진은 극 중 35살, 크리스탈 패션 마케팅팀 대리 안미정을 연기했다. 삼년 전, 믿었던 남편이 친구 강소영과 바람이 나서 떠난 뒤 홀로 아이 셋을 건사하는 억척스러운 대한민국 어머니다.
힘들었던 시간을 이겨낸 그는 같은 회사의 상사인 이상태(안재욱 분)를 만나 서로의 아픔을 보듬으며 재혼가정을 꾸린다. 그 안에서도 안미정 특유의 씩씩한 면모와 긍정적인 성격은 갖가지 갈등을 해결하는 큰 힘이다.
소유진은 '아이가 다섯' 속 안미정이란 캐릭터를 통해 데뷔 이래 가장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소유진의 '인생작'이라고 평가하는 이들도 있다.
앞서 KBS 주말드라마에 소유진이 간판 캐릭터를 맡았다는 소식은 많은 이들을 우려하게 만들기도 했다. 시청률 면에서나 연기력 면에서 다소 부담이 되는 타이틀롤이 아니냐는 게 이유였다.
소유진은 지난 2000년 드라마 '덕이'로 데뷔한 뒤 '맛있는 청혼' '쿨' '여우와 솜사탕' '내 인생의 콩깍지', '귀엽거나 미치거나' 등을 통해 탄탄히 자신의 필모그래피와 인지도를 쌓았지만, 출연작 중 그를 대표할 수 있는 이미지를 찾아볼 정도의 작품을 만나긴 힘들었다. 꾸준히 연기했던 소유진이었지만, 배우로서 이렇다할 대표작을 내놀 수 없었던 이유다.
하지만 '아이가 다섯'으로 돌아온 소유진의 모습은 초반부터 호평을 안겼다. 싱글맘 안미정으로 분한 그는 여자와 엄마 그 사이에서 느끼는 갈등을 세밀하게 극 안에 녹여냈다는 평가다.
그동안 소유진이 보여준 '엄마' 안미정의 모습은 결혼 후 가정을 꾸린 뒤 변화한 소유진의 연기력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청순가련 여주인공이나 골드미스 싱글이 아닌 평범하지만, 긍정적이고 생활력강한 안미정의 모습은 소유진이란 배우 아니면 힘들었을 일이다.
다시 돌아온 드라마. 그저 '누구의 아내'가 아닌 배우라는 제 옷을 입고 제2의 전성기를 누린 소유진이다. 앞으로의 변화무쌍한 행보 또한 기대해 본다. /sjy0401@osen.co.kr
[사진] KBS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