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빅뱅(지드래곤, 태양, 탑, 대성, 승리)은 한국 가요계에서 하나의 역사가 되고 있다. 어느덧 10년. 보이그룹의 징크스를 깨고 멤버 변화 없이 장기 활동 체제를 이어오고 있는 빅뱅은 가요계의 한 모범 사례를 남기고 있다고 할 만 하다.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의 양현석 대표가 가요계 최초로 빅뱅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리얼 버라이어티 형식으로 만들어 선보인 후 벌써 10년을 맞았다.
리얼리티도, 미니앨범이라는 개념도 최초로 도입한 빅뱅은 2006년 8월, 데뷔 앨범 ‘Bigbang’ 이후 가요계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이끌었던 바다.
빅뱅은 ‘거짓말’, ‘마지막 인사’, ‘판타스틱 베이비’ 등 수많은 히트곡 보유와 더불어 아이돌뮤지션의 탄생과 성장 역시 보여줬다. 지드래곤으로 대표되는 뮤지션형 아이돌은 가요계의 롤모델이 됐고, 각자 개성에 맞춰 성공적인 솔로 활동을 보이면서도 완전체로서의 영향력을 더하는 그룹의 모습은 가요계에 영감을 주기에 충분했다. 함께 있을 때도 따로 있을 때도, 멤버들은 빅뱅이란 브랜드의 존재감과 영향력을 과시하게 된 것이다.
글로벌 성과도 눈부셨다. 빅뱅은 2008년 일본의 인디레이블을 통해 첫 해외진출을 시작했으며, 2009년에는 일본에서 메이저 음악시장에 데뷔를 통해 본격적인 일본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활동을 병행한 빅뱅은 활동 범위를 점점 넓혀가며 아시아 투어를 시작했으며, 점점 높아지는 해외에서의 인기를 바탕으로 2011년 MTV유럽뮤직어워드에서 아시아 가수 최초로 ‘월드와이드액트상’을 수상했다.
2012년 첫 월드투어를 개최해 전세계에서 80여만명의 관객을 동원한데 이어 2015년에도 한국가수로는 처음 시도하는 두 번째 월드투어를 통해 150여만명의 관객을 동원, 미국 포브스 ‘2016 셀러브리티 100’에 선정되는 등 명실상부 한국을 대표하는 뮤지션으로 성장했다.
이런 도전과 파격, 그리고 성공의 길을 걸어 온 빅뱅에게 더욱 궁금한 것은 앞으로의 10년이다.
지난 해 약 3년 만에 가요계로 컴백하며 역시 매달 2곡씩 신곡을 발매하는 새로운 시도로 가요계를 다시한 번 삼켰던 이들의 차후 그림은 어떻게 될까. 또 어떤 기록들로 가요계에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낼까.
무엇보다 멤버들의 빅뱅에 대한 뚜렷한 생각이 가장 중요할 것이다. 생각은 행동을 만든다. 지난 해에 멤버들은 YG 양현석 대표가 “빅뱅과 20년 함께 하고 싶다”고 말한 것에 대해 직접 생각을 밝히는 시간을 가졌다. 이는 차후 10년, 20년 빅뱅 그림의 중요한 키가 될 전망이다.
지드래곤은 "내가 봤을 때 빅뱅이라는 그룹, 그리고 아티스트 한 명씩 성향을 봤을 때 우리는 아직도 애들이다. 그래야만 음악을 계속 해서 할 수 있다는 생각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라는 아이들을 YG 안에서 잘 보살펴 줬기 때문에 10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앞으로도 그 울타리가 든든한 버팀목이 된다면 우리가 벗어날 이유는 없다. 우리도 나이를 먹어가고 있지만, 초심을 잃지 않고 음악에 대한 열정이 있고, 회사 또한 그렇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YG의 울타리 안에서의 빅뱅에 대해 강조했다. 이는 재계약이라는 실질적은 모습으로 이어졌다. 이유이기도 했다.
태양은 "우리는 어찌됐든 좋은 기회, 좋은 여건이 주어지면 계속 할 것 같다"라면서 앨범을 내고 활동하는 것에는 '우리가 좋아하는 것', '우리가 보기에도 괜찮다고 생각해서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즉 스스로 만족할 만한 결과물이어야 남에게도 내보일 수 있다는 말이다. "앞으로 10년 동안 멋있게 잘 할 수 있으면 하고 싶다. 우리 모습은 그저 그런데 ‘해야 돼서’하는 것은 정말 싫다”고 덧붙였다.
탑은 '멋'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무대에 섰을 때, 음악 하는 모습이 너무 나이 들고, 멋이 없어지면 다 같이 그만 두자고 말을 했다. 사람들이 원할 때까지만 할 것”이라며, “우리도 기회가 된다면 나이 70이 되고 80이 돼도 계속 하면 정말 이상적인, 아름다운 그림이다. 물론 멋있을 때까지. 그런 얘기 들을 수 있을 때까지는 계속 하고 싶다”고 전했다.
일단 빅뱅은 오는 20일 서울 상암월드컵 경기장에서 데뷔 10주년을 맞이해 ‘BIGBANG10 THE CONCERT : 0.TO.10’을 개최하고 전세계 팬들과 함께 자신들의 10주년을 즐길 계획이다./ nyc@osen.co.kr
[사진] Y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