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어코 스웨그를 장착하고야 말았다. 차승원과 유해진이 지난해 힙합그룹을 결성하겠다는 말로 박형식을 놀렸다면, 이번에는 진짜로 ‘쇼미더머니’ 래퍼들을 따라하며 힙합그룹 같은 호흡을 보여줬다. 차줌마네 식구들의 유쾌한 여름나기다.
지난해 10월 tvN ‘삼시세끼-어촌편2’에서는 합쳐서 연기경력 46년차 부부사기단이 결성됐다. 차승원과 유해진이 막내로 들어온 순진한 박형식을 놀리기 위함이었던 것. 차승원이 먼저 천연덕스럽게 “힙합그룹을 낸다”고 선언했다. 이에 유해진은 “가만 빨리해야지”라며 받아쳤다. 박형식은 눈을 반짝이며 수긍하는 모습이 웃음을 자아냈다.
10개월 만에 그 말은 현실이 됐다. 지난 19일 방송된 ‘삼시세끼-고창편’에서는 차승원, 유해진, 남주혁, 손호준이 폭염을 견디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치솟는 열기에 에어컨 하나 없는 곳에서 분주히 움직이던 네 남자의 여름 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을 터다.
정신적으로 승화하는 것이 바로 이런 모습일까. 차줌마네 식구들은 방에 모여앉아 Mnet ‘쇼미더머니’를 시청했다. 랩하는 사람들의 말투를 분석하며 리듬을 타기 시작했다. 이때 스타트를 끊은 건 유해진이다. 그는 차승원에게 “에이 승원 그렇게 얘기 안 해?”라며 스웨그를 발산했다.
차승원도 만만치 않았다. 텔레비전에서 흘러나온 ‘이름이 어떻게 되세요?’라는 질문에 차승원은 “난 여기서 이제 제이슨 차라고 불러줘”라고 맞받아친 것. 그의 순발력이 돋보였다. 유해진과의 배틀은 팽팽했다. 그는 자신의 이름을 “마이 네임 이즈 락 유”라고 소개하더니, 동생들의 이름도 하나씩 지어줬다. 손호준은 ‘맨 손’, 남주혁은 ‘우리가 남’이 됐다.
이에 ‘삼시세끼’와 ‘쇼미더머니’를 결합한 ‘삼시더머니’가 오픈된 것. 마지막으로 결정타를 날린 유해진은 축하공연을 통해 자축(?)했다. 노래의 소재는 차승원의 긴 바지였다. ‘얘 혼자서 배신 때렸어 / 너 혼자 긴 바지 / 우리 넷이 짧은 거 입자고 / 한 사람은 누군데 / 지금 자기 혼자 긴 바지라니 Yo / 오 배신쟁이.’ 즉석에서 탄생한 ‘배신쟁이’ 노래였다.
이처럼 즉석에서 예상치 못하게 탄생하는 에피소드가 더욱 재밌는 이유는 이들의 오랜 호흡이 느껴지기 때문. 이번에는 무려 10개월 만에 성사된 힙합그룹과 공연을 통해 그들의 내재돼 있던 힙합 스웨그를 느낄 수 있었다. 폭염 앞에서도 늘 유쾌한 차줌마네다. / besodam@osen.co.kr
[사진] '삼시세끼'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