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시대'의 청춘들은 왜 이리 짠하고 아프기만 할까. 만약 한예리가 류화영에게 구두를 건네받았다면 삶이 조금은 달라졌을까.
한예리는 JTBC 금토드라마 ‘청춘시대’(극본 박연선, 연출 이태곤, 김상호)에서 식물인간으로 병원에 누워있는 동생 때문에 생긴 빚을 갚고자 쉴 틈 없이 아르바이트를 하는 생계형 철의 여인 윤진명을 연기하고 있다.
학자금 대출을 갚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휴학을 했고, 끼니는 편의점에서 가져온 삼각 김밥으로 대충 때우기 일쑤. 레스토랑 아르바이트를 끝내고 나면 막차를 타기 위해 전력질주를 해야 하는, '청춘시대' 속 가장 현실적인 캐릭터다.
혹여 약해질까봐 연애도 할 수 없는 윤진명의 삶은 너무나 팍팍하다. 윤진명이 웃는 날은 손에 꼽을 정도. 하지만 쥐구멍에도 볕들 날이 있다는 말처럼, 언젠가는 윤진명에게도 '그 땐 그랬지'하며 청춘을 곱씹어볼 날이 올거라 믿고 또 믿었다.
그러나 이는 헛된 바람이었을까. 지난 19일 방송된 9회에서 윤진명은 꿈에 그리던 회사에 면접을 보게 됐다. 셰어 하우스 동생들의 도움을 받아 면접용 옷을 준비했던 윤진명은 자신감 넘치는 모습으로 면접을 받고 오매불망 결과를 기다렸다. 하지만 결과는 불합격. 게다가 레스토랑의 매니저에게 와인 도둑 누명까지 쓰게 됐다.
결국 윤진명은 폭발하고 말았다. 참았던 감정을 모두 다 쏟아내며 "사과해"라고 소리치는 윤진명은 처절함 그 자체였다. 참담한 현실에서 벗어나려해도 여전히 제자리. 그간 윤진명이 얼마나 최선을 다해 살았는지, 또 얼마나 절박한 마음으로 면접을 준비했는지 잘 알고 있는 시청자들은 한예리의 오열에 함께 울며 마음 아파했다.
윤진명이 면접을 보던 중간, 면접관은 윤진명의 낡은 구두를 봤다. 만약 강이나(류화영 분)가 윤진명에게 자신의 구두를 건넬 수 있었다면, 그래서 윤진명이 그 구두를 신고 면접을 봤다면 결과는 달라졌을까. 너무나 아프기만 한 청춘이라, 잠시나마 그 당시로 되돌려 그의 손에 구두를 쥐어주고 싶은 심정이다. /parkjy@osen.co.kr
[사진] '청춘시대'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