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소년들이 어느새 20대 끝자락에 섰다.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국내 최정상 아이돌'을 넘어 '글로벌 한류 끝판왕'으로 성장한 빅뱅이다. 전 세계를 돌며 투어를 한 덕분에 무대 위에선 여유로웠고 입담 또한 맛깔났다. 토크 타임 때엔 대성으로 시작된 '히트다 히트' 바이러스가 탑과 지드래곤마저 애교를 부리게 만들었다. 20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빅뱅의 10주년 콘서트를 장식한 말말말이다.
▲"빅뱅의 10년째 리더를 맡고 있는 지드래곤입니다"
오프닝부터 숨가쁘게 달린 빅뱅은 '천국', '위 라이크 투 파티', '핸즈 업' 세 곡을 마친 후에야 팬들에게 간단히 인사를 건넸다. 가장 먼저 지드래곤은 자신을 이렇게 소개했다. 빅뱅이 10년간 넘버원 자리를 굳건히 할 수 있던 건 리더 덕분이니까.
▲"누룽지, 청국장 같은 남자입니다"
대성은 "안녕하세요. 구수하고 진한 남자 대성입니다"고 인사했다. 그리고는 자신을 '누룽지'와 '청국장' 같은 남자라고 표현했다. 아이돌 멤버로는 흔치 않게 트로트 앨범을 내고 '날봐 귀순'으로 국내외를 사로잡은 그이기에 가능한 소개 코멘트였다.
▲"외국 활동만 해서 한국서 인기 없을 줄"
빅뱅은 데뷔 10주년 콘서트를 20일 하루만 진행했다. 이 때문에 '역대급' 규모가 완성됐지만 그럼에도 오지 못한 팬들이 많았다. 현장은 빅뱅의 노랑 왕관봉 물결로 파도가 넘실댔지만 네이버 V앱을 통해 집에서 생중계로 지켜 본 팬들도 수두룩했다.
이를 본 지드래곤은 "빅뱅이 외국 활동을 많이 하다 보니까 한국에서 우리가 인기가 없을 줄 알았다. 그래서 걱정이 많았다. 그런데 오늘 보니까 우리 인기가 많은 것 같다. 내일 하루 더 할까요? 그렇다면 양 회장님께 물어보겠다"고 외쳐 팬들을 웃음 짓게 했다.
▲"다큐 영화라서 10만 넘기기 힘드네요"
앞서 빅뱅의 데뷔 10주년을 기념하는 영화 '메이드'도 개봉됐던 바. 당시 10만 관객 공약으로 멤버들은 승리의 샤워신 풀영상 공개를 걸었다. 하지만 아깝게 국내에선 10만 관객을 넘어서지 못했다. 태양은 "한국에서는 10만 관객을 못 넘었다. 다큐멘터리 영화로 10만 관객 넘기기엔 힘든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10년간 기억하고 싶지 않은 기억도"
탑은 공연 당일 누구보다 일찍 일어나 동생들을 다독였다. 맏형으로서 그의 소감도 특별했다. 공연 말미 그는 "행복한 추억도 많고 죽을 때까지 잊고 싶지 않은 기억도 있고, 기억하고 싶지 않은 기억도 있다. 그럴 때마다 여러분들이 늘 함께해 주시고 응원하고 지지해 주셔서 지금처럼 성장하게끔 만들어주셨다."고 말했다.
▲"여러분은 지난 10년간 빅뱅의 음악과 함께 살았다"
승리는 콘서트를 마무리하기 전 국내외 팬들을 살뜰히 챙겼다. "한국과 전 세계 팬 여러분, 지난 10년간 빅뱅의 음악과 함께 살았다는 걸 잊지 말아 달라. 좋은 무대와 음악으로 즐겁게 해 드리겠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린다"고 허리 숙여 인사했다. /comet568@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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