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시대' 한예리가 절망에 빠져있다. 설상가상으로 터지는 비극적인 사건들 가운데서 그는 다시 희망을 붙잡고 설 수 있을까?
지난 20일 오후 방송된 JTBC 금토드라마 '청춘시대'(극본 박연선 연출 이태곤 김상호)에서는 좌절 끝에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고 하는 윤진명(한예리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윤진명은 한 줄기 희망이었던 취직이 좌절된 후 한동안 멍한 상태를 벗어나지 못했다. 변함없이 아르바이트에 가며 일상으로 돌아오는 듯했지만 우울한 기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런 그를 보며 측은함을 느낀 강이나(류화영 분)는 자신의 구두를 건네며 "구두 때문에 떨어진 것"이라고 위로했지만 윤진명은 자신보다 더 어려운 형편에 있는 후배가 자신이 가고 싶었던 회사에 들어간 것을 알리며 "그러니까 결국은 내 탓이다. 부모의 경제력도 아니고 스펙도 아니고 백도 아니고. 내가 조금 더 잘하면 된다는 얘기인데..문제는 내가 어떻게 더 해야할지 모르겠다는 거다"라고 말했다.
6년간 식물인간 상태인 동생의 옆을 지키고 있는 엄마를 찾아간 윤진명은 "이해한다. 믿고 싶었던 거다. 믿을 수 있어서가 아니라 믿고 싶어서. 믿지 않으면 견딜 수 없었으니까. 그런데 그거 알아요? 희망은 원래 재앙이었다는 거"라고 다시 한 번 좌절감을 드러냈다. 이처럼 그는 잠시나마 희망을 꿈꿨던 자신을 탓했다.
결국 윤진명은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아르바이트를 그만뒀으며, 적금을 정리해 빚을 갚았다. 방을 뺐고, 연인 관계로 발전하고 있었던 박재완(윤박 분)에게 데이트 신청을 했다. 두 사람은 여느 커플이 그러하듯 평범한 데이트를 했다. 이 모습이 슬펐던 것은 윤진명의 상황 때문이었다. 벼랑 끝으로 내몰린 윤진명은 '꽃길'의 맛을 조금 보기 위해 나섰고, 박재완에게 수줍은 키스까지 했다.
이어 윤진명은 서늘한 표정으로 동생의 병원을 향했다. 6년간 깨어나지 못하는 동생을 직접 보내주기 위한 발걸음인 듯했다.
그러나 윤진명의 계획은 뜻대로 되지 않았다. 어머니가 먼저 선수를 친 것. 병실 앞에 도착한 윤진명은 동생의 시체가 실려나가는 것과 어머니가 경찰에게 끌려가는 모습을 지켜봤다. 마침 윤진명의 행동에서 이상한 징후를 느꼈던 '하메'들은 윤진명을 걱정해 병원으로 온 상황이었고, 그를 데리고 집으로 갔다. 정예은(한승연 분)은 "윤선배를 위해 기도한다. 윤선배는 도움이 필요하다. 내가 어떻게 하면 윤선배에게 도움이 될지 알려달라. 내가 할 수 없다면 주님이 도와달라"며 간절한 기도를 올렸다.
윤진명은 다섯 명의 하우스 메이트 중 가장 빠듯하고 힘겹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오포세대'의 상징 같은 인물이다. 취업 실패에 어머니와 동생에게 일어난 일까지, 이날 그에게 닥친 불행은 캐릭터의 비극성을 한층 더 높였다. 또 이를 연기한 한예리는 갈피를 잃은 윤진명의 심리를 섬세하게 묘사하며 시청자들의 심금을 울렸다. 특히 이번 화를 중심에서 이끌어간 그는 자신의 장점을 제대로 발휘했다.
어쩌면 인생 가장 어두운 시기를 맞이한 윤진명. 그는 '하메'들과 앞으로 어떻게 이 어려움을 헤쳐나가게 될까? 귀추가 주목된다. /eujenej@osen.co.kr
[사진] '청춘시대'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