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 와이프’로 ‘굿 라이프’를 시작했다. 연기자로서 제2의 삶을 시작하고 있는 모양새. 가수로 무대에 올랐을 때와는 완전히 다른 매력을 뽐내고 있는데, 존재감이 압권이다. 대중은 물론 업계의 호평도 쏟아지고 있는 중. 이제는 ‘애프터스쿨’보다 연기자가 더 잘 어울리는, 나나의 이야기다.
‘배우’ 나나로 불리기에 충분해 보인다. tvN 금토드라마 '굿 와이프'를 통해 성공적인 배우 첫 발을 내딛은 나나를 두고 "이렇게 잘할지 몰랐다"란 반응이 방송계 안팎에서 들려오고 있는 상황. 마치 오랜 기간 내공을 쌓아온 연기자처럼 전도연, 유지태 등 베테랑들 사이에서도 전혀 어색함이 없다.
‘아이돌 치고 잘하네’ 수준을 넘어섰다. 연기력도 연기력이지만, 매력적인 비주얼과 분위기로 뿜어내는 ‘포스’가 심상찮다. 이번 드라마를 통해 배우로서의 또렷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캐릭터도 아주 잘 만났다. 나나가 돋보인 것은 극 중 '김단'이란 캐릭터 덕도 컸다. 나나의 이미지와 캐릭터가 주는 느낌이 완벽 조화를 이룬 것. 나나가 분하는 김단은 특유의 재치와 감각, 넓은 인맥으로 사건 해결에 없어서는 안 될 능력 있는 로펌 조사원이다. 하지만 자신의 진심은 타인에게 말하지 않고 밖으로 드러내지 않는 미스터리한 인물이기도 하다.
착한 듯 속을 알 수 없고, 털털한 듯 신비로운 김단의 모습이 무대 위 나나의 이미지와 닮아 있다. 범접할 수 없는 아우라를 지녔으면서도 어딘가 친근하게 다가가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는데 이는 김단과 나나의 공통점이다.
도전정신까지 엿보인다. 감정 표현이 어려울 수 있는 양성애자 캐릭터를 덥석 물며 첫 연기답지 않게 안정적으로 소화하고 있다.
나나는 이번 작품으로 자신을 미워하던 ‘안티’들까지 자신의 편으로 만들었다. 그는 앞서 예능 프로그램에서 다소 도외적이고 차가운 이미지 탓에 대중의 오해를 사기도 했다. 그런데 ‘굿 와이프’에서 열연을 펼치며 자신에게 등을 돌렸던 이들에게까지 인정을 받고 호감을 사고 있는 중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번 연기가 ‘처음’이라는 것. 데뷔작에서 무서운 존재감을 보여주며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다. 20대 여배우 기근 속에서 나나가 보여준 가능성은 좀 더 특별해 보인다. 그에게 업계의 러브콜이 쏟아지고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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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tvN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