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래 60부작이었던 '그래 그런거야'가 54회로 조기종영했다. 가족극의 거장이라 불리는 김수현 작가의 '그래 그런거야'는 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했을까.
지난 21일 종영한 SBS '그래, 그런거야'는 '세 번 결혼하는 여자' 이후 약 3년만에 복귀하는 김수현 작가의 복귀작으로 방영 전부터 많은 관심을 받은 작품이었다.
하지만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일까. 김수현 작가의 이름값과 화려한 배우 라인업에도 불구하고 미디어의 반응이나 시청률은 미비했던 것. 그렇다면 이처럼 '그래, 그런거야'가 높은 기대에도 불구하고 신통치 못한 반응을 얻게된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무려 3대에 걸친 대가족의 이야기가 핵가족이 주를 이루는 현대 사회 가족의 구성이나 비혼주의가 늘어나고 있는 세태를 반영하지 못했다는 반응이 대다수다. 즉 가족극이 인기를 얻기 위한 필수 요소인 시청자들과의 공감대 형성이 부족했다는 것.
출연자들의 포화 역시 몰입을 방해하는 요인이었다. 등장인물이 너무 많은 탓에 이들의 이야기를 한 시간 남짓한 시간 동안 그려내는 것이 무리였고, 그렇기 때문에 몰입할 만 하면 다른 주인공들의 이야기로 넘어가는 전개 역시 산만했다. 이로인한 넘쳐나는 대사 역시 피로감을 유발하는 원인.
물론 '그래 그런거야'만이 가능했고, 결국 이뤄낸 결과들도 있다. 이순재와 강부자 등의 원로 배우들이 주축이 되어 그려가는 인생, 죽음과 삶에 대한 대사와 내레이션에서는 '언어의 연금술사'로 불리는 김수현 작가 특유의 깊이가 느껴졌다.
또한 현대 가족 구성을 반영하지 못한 3대의 이야기를 소재로 한 것과는 별개로, 이들의 디테일한 사정들을 현실적으로 그려낸 점 역시 김수현다웠다. 특히 마지막회에서 그려진 종철(이순재 분)의 죽음은 씁쓸한 한편, 그 어떤 드라마보다 사실적이었던 것.
이렇게 ‘그래 그런거야’는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7개월간의 여정을 끝냈다. 젊은 시청층의 선호와 변화하는 드라마 트렌드를 담아내지 못한 것은 안타깝지만, 3대 가족의 이야기를 현실적으로 그린 이야기는 과연 김수현이라는 세 글자의 이름값을 톡톡히 해냈다. / jsy901104@osen.co.kr
[사진] '그래 그런거야'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