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주말드라마 ‘가화만사성’에서는 배우들의 열연이 다 했다는 표현이 적합할 듯하다. 그만큼 어떤 전개가 펼쳐져도 명품 연기로 표현한 것. 저마다 캐릭터들이 시청자들에 뜨거운 사랑과 지지를 받았던 것만 봐도 그렇다. 그중에서도 여자 주인공 봉해령 역으로 분해 매회 감정 연기를 펼치며 ‘눈물의 여왕’으로 등극한 배우 김소연이 중심에 서있다.
지난 21일 종영한 ‘가화만사성’ 51회에서는 유현기(이필모 분)가 마지막 여행을 떠나던 도중 숨을 거두고, 시간이 흐른 뒤 봉해령(김소연 분)이 서지건(이상우 분)과 다시 연결되는 결말로 끝을 맺었다. 이 내용이 방송되기 얼마 전 서울 논현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김소연을 만나 드라마와 관련한 이야기를 미리 나눴다.
김소연은 “마지막 촬영을 끝내고 차에 타고 엄청 울었는데 왜 이렇게 눈물이 나는 건지 나도 모르겠더라. 사실 몇 시간 있으면 종방연 파티에서 또 보는 건데도 슬펐다”고 밝은 목소리로 전하면서도 당시 감정이 다시 생각난 듯 울컥하는 모습을 보였다.
감정을 한계까지 쏟아내야 하는 신이 유난히 많았다. 그래서 8개월 동안의 촬영은 그녀에게 늘 살얼음판을 걷는 것 같았고, 긴장의 연속이었다. 김소연은 “편안한 날이 하루도 없었다. 만약 오늘이 감정적으로 편한 신이었다면, 내일은 또 쏟아내는 신이 있으니까 마음이 안 편해서 8개월을 긴장하면서 살았던 것 같다”고 그 시간들을 회상했다.
또한 극중 서지건(이상우 분)과 유현기(이필모 분)와의 삼각관계가 큰 관심을 모았다. 두 남자 사이에서 해령의 선택이 궁금증을 자아낸 것.
먼저 김소연이 전한 현기에 대한 해령의 입장은 이렇다. 그녀는 “해령이는 현기를 정말 사랑했고 또 가정을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남편의 불륜으로 이혼하게 됐다. 새로운 사랑이 와서 물들어갈 때쯤 시한부라는 설정이 왔는데, 고작 살아봤자 한 달을 산다는 현기에게 갈 수밖에 없는 심정이 이해가 되더라”며 “바로 서진이 아빠이기 때문이다. 내 남편이기 이전에 내 아이의 아빠라는 사람이 그렇게 됐다는 생각에 다시 돌아간 것이고 그것이 해령이라는 여자에게는 최선의 선택이지 않았을까”라고 생각을 밝혔다.
해피엔딩으로 맺어진 지건과의 로맨스에 대한 입장은 이렇다. 아들의 죽음과 관련돼 있는 만큼 어떤 심정으로 해령이 지건을 다시 받아들이게 됐을지에 대한 속 시원한 답변을 내놨다. 김소연은 “지건이 정말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는 걸 인식한 후에 몇 년간 가진 그의 아픔을 이해하게 된 거다”며 “그래서 해령이는 항상 기다려줬던 지건 대신 1년을 기다려줬다. 어떻게 보면 김소연의 결말이 아닌 봉해령의 결말이기 때문에 드라마의 결말을 존중한다. 여러 방향이 있겠지만 최선의 결말이었다고 생각한다”고 시청자들에게 이해를 구하고 또 드라마에 대한 애정이 드러나는 답을 했다.
해령의 캐릭터를 놓치지 않고 가기 위해서 김소연은 캐스팅 당시 받았던 시놉시스를 늘 갖고 다녔다. 캐릭터 설정을 읽고 또 읽었다. 이런 노력은 해령을 가장 잘 나타낼 수 있는 방향으로 이끌었다. 연기에 대한 열정, 캐릭터에 대한 애정 그리고 치열함이 있었기에 김소연의 봉해령이 시청자들로부터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꽃길’ 응원을 받았던 것이 아닐까. / besodam@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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