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이천수에게 축구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였다. 자신의 재능을 살려 기부 캠페인까지 진행하고 있는 그다. 악동에서 천사로 변한 그, 라디오에서도 1시간 내내 축구 이야기로 입담을 뽐냈다.
이천수는 22일 오후 방송된 KBS 쿨FM '박지윤의 가요광장'에 게스트로 깜짝 출연했다. 이날 폐막한 '2016 리우 올림픽'에 다녀왔기 때문. 이천수는 "소아암 환자를 돕고자 캠페인 영상을 찍고 왔다. 그걸 클릭하면 1원씩 기부된다. 많이 도와 달라"며 '리우, 천수가 간다' 프로모션을 홍보했다.
이천수가 이번 올림픽 참여로 더 큰 화제를 모은 건 축구 대표팀이 멕시코와 경기에서 이긴 뒤 관중석에 있는 그에게 달려오는 장면이 카메라에 잡힌 이유에서다. 사진에서 이천수는 손흥민과 안고 있는데 후배가 선배의 머리를 쓰다듬는 모양새라 웃음을 자아낸다.
이천수는 "손흥민이 저랑 눈이 마주쳤다. 그런데 관중석을 넘어오더라. 신선했다. 전율이 올라왔다. 동생들이 다 달려왔다. 눈물날 것 같았다. 손흥민을 안고서 수고했다고 했다. '너무 힘들어요'라는 얘기를 많이 하더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조 1위로 8강에 진출한 축구 대표팀은 온두라스에 아쉽게 패했다. 이 경기 역시 현장에서 응원한 이천수는 "이기고 있는 팀이 넘어져서 시간을 지연시키는 야비한 플레이가 안타까웠다. 뛰어내려갈 뻔했다"며 여전히 식지 않은 축구 사랑을 내비쳤다.
19살과 23살에 올림픽 출전 기회를 얻으며 대한민국 축구사에 흔치 않은 기록을 세운 이천수다. 지난해에 은퇴한 후에는 곧바로 방송인으로 전향해 MBC '복면가왕'에서 활약하기도. 이후에는 '라디오스타', '냉장고를 부탁해' 등 '핫'한 예능 프로그램을 모두 접수했다.
이천수는 자신을 '흥라인 1기'라고 소개했다. 김흥국과 즉석에서 전화 통화하며 우정을 자랑했다. 김흥국은 이천수의 예능감을 칭찬했고 최선을 다해 뛰어 준 대한민국 올림픽 선수단에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축구장을 떠나 방송계에 들어선 지 9개월째라는 이천수는 "이미지가 많이 좋아졌다. 관상이 바뀌었다더라. 더 많이 배워서 열심히 하겠다"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comet568@osen.co.kr
[사진] '박지윤의 가요광장'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