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계에서는 상대적으로 부진한 성적을 냈던 SBS가 새로 뽑아든 칼은 ‘꽃놀이패’였다. YG엔터테인먼트가 대대적으로 제작에 참여하는 데다가, 대한민국 최고의 예능감을 자랑하는 멤버 6인이 모였다. 기대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SBS ‘꽃놀이패’에 모인 멤버는 젝스키스 은지원, 이재진을 비롯해 유병재, 서장훈, 조세호, 안정환 등 6인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거침 없는 입담. 어떤 순간, 누구 앞에서든 기죽지 않고 소신을 드러내는 이들의 모습이 시청자들에게 통쾌함을 선사해 왔다. 또 조세호를 제외하고는 전문 방송인이 아닌 터라, 어디로 튈 지 모르는 예측 불허의 예능감 역시 장점이다. 환상의 꿀조합을 예고한 ‘꽃놀이패’ 멤버들의 예능 능력치를 전격 분석해 봤다.
#1. 은지원X이재진
은지원이야 ‘은초딩’, ‘은천재’ 등의 별명을 얻으며 이미 예능계에 안정적으로 안착한 방송인임을 모두가 알고 있지만, 이재진은 다르다. 19년 전 데뷔 당시 몇 안 되는 예능에 출연했을 때도 항상 말을 아껴 대중에게는 조용하고 엉뚱한 캐릭터로 알려져 있던 터다.
그런 그가 올 초 MBC ‘무한도전’에서 국민 MC 유재석도 당황케 할 ‘모난’ 예능감을 선보여 화제가 됐다. 카메라가 돌아가든 그렇지 않든 상황을 포장하는 법 없이 자기 고집을 밀어 붙이는 성격은 거친 예능계에서도 손꼽히는 독보적 캐릭터를 탄생시키는 데 성공했다.
대중이 알고 있는 은지원의 ‘까칠함’과 ‘무한도전’에서 발견된 이재진의 ‘거칠함’은 언뜻 상충될 수도 있을 듯하다. 그러나 두 사람은 생각보다 많이 다르다. 앞서 은지원은 자신보다 한층 더 4차원인 이재진의 발언들을 거르는‘필터’ 역할을 톡톡히 해 내는 의외의 모습으로 시청자들을 당황케(?) 했던 바다. 반면 이재진은 은지원의 주특기인 잔머리를 누구보다도 빨리 캐치해 참견하며 티격태격 케미를 만들어 낼 전망이다. 그리고 이 꿀조합은 ‘꽃놀이패’에서도 유효할 듯하다.
#2. 유병재
YG엔터테인먼트 소속 아티스트가 된 후 두문불출했던 유병재가 드디어 예능계에 컴백했다. 유병재는 YG 양현석 대표를 ‘꽃놀이패’ 제작에 참여하게 만든 장본인으로, 그간 다수의 예능에서 영민하게 공감 포인트를 붙잡아 내서 B급 감성과 버무려 온 그에게 소속사가 거는 기대를 입증하기도 했다.
막내로서 ‘꽃놀이패’에 합류하게 된 유병재는 시종 쭈뼛쭈뼛 눈치를 보다가도 어느새 시원하게 할 말을 하는 두 가지 모습으로 예능적 순간들을 만들어 낼 것으로 보인다. 자신 때문에 ‘꽃놀이패’ 제작에 손을 댔다는 양현석 대표를 향해 “나 신경 쓸 바엔 가수들 음반이나 빨리 빨리 내 줬으면 좋겠다”고 일침 아닌 일침을 가했던 그의 시원스러움이 ‘꽃놀이패’에서도 빛을 발할지 주목된다.
#3. 서장훈
서장훈의 매력은 쏟아지는 불평 속의 따뜻함이다. 예능에서 특유의 깔끔하고 똑 부러지는 성격으로 지적을 담당해 왔던 서장훈이지만, 그 바탕에는 주변인을 챙기려 하는 훈훈함이 있었다.
사실 그는 ‘꽃놀이패’ 출연자들과의 유사점이 가장 많이 발견되는 캐릭터다. 운동선수 출신 방송인으로는 함께 출연하는 안정환이 있고, 투덜대는 캐릭터로도 겹치는 부분이 존재한다. 그러나 서장훈은 투덜대면서도 결국은 제작진이나 주변인의 요구사항을 들어 준다. 이 포인트가 차별화 요소가 될 수 있을 듯하다.
이 같은 특징은 22일 열린 ‘꽃놀이패’ 제작발표회에서도 드러났다. 기자들을 상대로 진행된 즉석 운명 투표에서 몰표를 받은 서장훈은 “오늘 오신 분들이 나와 코드가 안 맞는다”라고 투덜댄 후 이내 “남해까지 6시간 운전하겠다”고 체념해 웃음을 주기도 했다.
#4. 안정환
언급했듯 안정환은 ‘투덜이’와 ‘운동선수 출신 방송인’이라는 캐릭터로 서장훈과 겹친다. 이는 안정환과 서장훈에게 불안 요소가 될 수도 있지만, 반대로 꿀조합이라는 평가를 받을 가능성 역시 열려 있다. 까칠과 거칠이 맞붙었을 때의 케미 만큼이나 투덜과 투덜이 부딪혔을 적의 효과 역시 기대를 모으기 때문이다.
게다가 깔끔하기로는 누구도 따를 자 없는 서장훈과 소탈하기 그지 없는 안정환이 사사건건 충돌하는 모습 역시 ‘꽃놀이패’의 볼거리가 될 전망이다. 어쩐지 ‘꽃놀이패’ 속에서 안정환은 아빠 캐릭터, 서장훈은 엄마 캐릭터가 될 것 같기도 하다. tvN ‘삼시세끼’에서 유해진과 차승원이 그랬듯.
#5. 조세호
조세호는 ‘꽃놀이패’ 멤버 가운데 유일한 전문 방송인이다. 양배추라는 활동명 대신 본명으로 활동하면서 이름을 알리는 시기를 오래 가졌던 그는 지금 다시 맞은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중이다.
전문 방송인으로서 그가 맡아야 할 포지션은 분명하다. 다소 중구난방이 될 수도 있는 5인의 멤버들을 결속해 프로그램이 제대로 진행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또한 올해 상반기를 뜨겁게 달군 ‘프로 불참러’ 캐릭터를 벗고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즐거움을 줄 수 있을지도 기대되는 바다.
포털사이트 네이버 V 라이브 생방송 투표를 통해 출연자 6명의 운명을 시청자가 직접 선택하는 여행 버라이어티 ‘꽃놀이패’는 오는 22일 첫 촬영을 시작해 9월 5일 첫 방송된다. /bestsurplus@osen.co.kr
[사진]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