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지상렬이 JTBC 예능프로그램 ‘냉장고를 부탁해’(이하 냉부해)에 출연해서 뛰어난 입담을 자랑했다. 계속 보면 부담스럽지만 가끔 보면 정말 웃긴 매력을 보여줬다.
지난 22일 오후 방송된 ‘냉부해’에서는 지상렬의 냉장고 속 요리를 가지고 대결을 벌이는 셰프들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지상렬은 셰프들에게 달걀과 바지락이라는 요리 재료를 가지고 10분 안에 요리하라는 어려운 미션을 내렸다. 역시나 셰프들은 10분 안에 빈약한 지상렬의 냉장고 속 재료를 가지고 훌륭한 요리를 만들어냈다.
지상렬은 언어의 연금술사였다. 최근 축구계에서 예능계로 넘어와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안정환을 견제하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지상렬은 안정환 때문에 코미디언 후배들이 대리를 하고 있다고 공격을 했다. 그러면서도 안정환의 재치있는 발언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무엇보다 이날 지상렬의 웃음 포인트는 앞뒤 안 맞는 말이었다. 지상렬은 냉장고 공개에 앞서 인스턴트와 배달음식 그리고 자극적인 음식을 싫어한다고 밝혔다. 막상 공개된 지상렬의 냉장고 속에는 온갖 배달음식과 인스턴트 음식이 가득했다. 심지어 참치도 고추 참치였다. 이에 대해 지상렬은 한결같이 “사람이 살다 보면 해탈을 할 수도 있다”고 말도 안 되는 변명을 하며 웃음을 줬다.
거기에 더해 지상렬의 짠내가 나는 냉장고도 웃음 포인트였다. 지상렬은 먹다 만 맛밤과 육포를 테이프로 포장해서 보관했다. 그리고 냉동실 속에는 닭튀김부터 닭꼬치와 닭발까지 온갖 닭요리가 쏟아지며 일관성 있는 모습을 자랑했다. 특히 깨지고 구멍난 플라스틱 용기가 나오자 지상렬은 부끄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렇지만 의외로 지상열은 맛 표현에 있어서 고급스러운 단어와 공감이 가는 표현을 사용했다. 진심으로 셰프들의 요리솜씨에 존경을 표현하며 자신의 확고한 취향을 표현했다. 단순히 웃기는 것을 넘어서 '냉부해'라는 프로그램을 여러모로 연구했다는 느낌까지 받았다.
21년된 독거인 지상렬은 변하지 않은 입담과 센스로 셰프들과 시청자에게 웃음을 줬다. 지상렬은 대한민국에 유일무이하게 가끔 보면 웃긴 개그맨의 위치를 독보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pps2014@osen.co.kr
[사진] '냉부해'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