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배우 사이먼 페그가 한국 공포영화와 봉준호 감독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단순히 립서비스가 아닌 구체적인 작품명까지 언급하며 진심임을 느끼게 했다. 사이먼 페그가 ‘비정상 회담’을 선택한 이유도 알 수 있었다.
지난 22일 오후 방송된 JTBC 예능프로그램 ‘비정상 회담’에서는 ‘스타트렉 비욘드’ 홍보를 위해 내한한 사이먼 페그가 출연했다. 이날 사이먼 페그는 ‘SF영화가 현실이 될 것이라고 믿는 나 비정상인가요’라는 주제로 토론했다.
무엇보다 사이먼 페그는 공항에서부터 자신을 환영해주는 한국팬들에게 큰 감동을 하였다. 사이먼 페그는 “한국처럼 처음 와보는 나라에 오는 것이 좋다”며 “처음 와보는 나라의 사람들로부터 환대를 받으면 인류애가 뭔지를 느낄 수 있다”고 한국 방문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특별하게 ‘비정상회담’에 출연한 것도 “최고의 TV쇼라고 생각해서 나왔다”며 “기획이 특별하다”고 칭찬했다.
이어 그는 마임으로 영화의 이름을 맞히는 퀴즈에서 2002년 영화 ‘폰’을 문제로 출제했다. 그러면서 아무도 문제를 못 맞추자 사이먼 페그는 “‘폰’에서 어린 여자아이의 연기가 대단했다”며 “한국 공포영화를 좋아한다. ‘장화, 홍련’도 인상 깊게 봤다”고 자신의 취향을 털어놨다.
그러면서 그는 봉준호 감독의 ‘괴물’을 언급하며 꼭 한번 작업해보고 싶다는 소망을 전했다. 봉준호 감독뿐만 아니라 한국에서 직접 작품을 촬영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토크쇼에 출연하기 위해서 짧은 기간에 수박 겉핥기식으로 대충 파악한 것이 아닌 오랫동안 한국 문화에 관심을 두고 있었다는 점이 느껴졌다.
무엇보다 ‘비정상 회담’에서도 사이먼 페그에게 촌스러운 질문을 하지 않았다. 사이먼 페그가 관심 있는 SF와 관련된 주제에서 벗어나지 않으면서 고급스러운 토크를 끌어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인류와 외계인에 대한 수준 높은 사이먼 페그에 고찰을 엿볼 수 있었다. 단순한 할리우드 배우가 아닌 지성인으로서 매력이 철철 넘쳤다.
사이먼 페그가 봉준호 감독의 영화에 출연해서 한국에서 촬영한다면 그것만큼 신기한 일은 없을 것이다. 과연 사이먼 페그가 한국 영화 출연으로 또 한 번 ‘비정상 회담’에 나올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pps2014@osen.co.kr
[사진] '비정상회담'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