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애프터스쿨 멤버 나나는 ‘굿와이프’ 인기의 최대 수혜자였다. 초반 비중이 많지 않을 때부터 안정감 있는 연기로 모두를 놀라게 했던 나나. 회가 거듭될수록 자연스러운 감정 연기를 뽐내며 ‘굿와이프’를 보는 통쾌한 재미를 만들었다. 연기를 하고 싶어 무수히 노력했지만 번번이 캐스팅 오디션에서 탈락하는 아픔을 겪었던 나나가 뒤늦게 빛을 크게 보고 있다.
나나는 ‘굿와이프’에서 조사원 김단을 연기했다. 원작인 미국 드라마에서 양성애자 인물이기도 하다. 한국판은 양성애자라는 사실이 직접적으로 드러나지 않았다. 대신 나나가 연기하는 단이의 김혜경 변호사(전도연 분)에 대한 깊은 의리와 빼어난 능력이 잘 담겼다. 혜경이 승소하는데 있어서 결정적인 역할을 매번 단이가 했다. 그리고 후반부에 드러난 충격적인 반전 역시 나나와 관련이 있었다. 혜경의 남편인 이태준 검사(유지태 분)의 협박에 못이겨 잠자리를 가진 사실이 드러나며 혜경과 틀어진 것. 이후에도 혜경을 위해 남몰래 지원을 하고 혜경의 자신에 대한 실망의 눈초리를 오롯이 견디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호감을 샀다.
단이가 워낙 ‘굿와이프’에서 매력적인 인물이기도 하지만 나나의 연기가 뛰어났기에 시청자들과 교감할 수 있었다. 나나는 데뷔작이나 마찬가지인데 그동안 줄곧 연기를 해온 것처럼 안정적으로 감정을 표현했다. 명확한 발음과 감정이 실린 발성으로 첫 방송부터 연기를 이렇게까지 잘할 줄 몰랐다는 호평을 받았다. 그동안 무대 위 나나의 모습과 전혀 다른 털털하고 능력 있는 여자, 지지하고 친해지고 싶은 호감가는 단이를 완벽하게 표현했다.
워낙 예쁜 외모인데다가 다소 새침해보이는 까닭에 그를 좋지 않게 바라보는 시선이 있었던 것도 사실. 나나는 ‘굿와이프’를 통해 노력으로 빼어난 연기력을 보여줬고 실력으로 ‘안티’를 날려버리는 데 성공했다. 나나가 ‘굿와이프’를 통해 연기자로 변신했지만 그간 연기 데뷔를 위해 남모를 노력을 해왔던 터. 그는 몇 번의 캐스팅 오디션에서 고배를 마셨다. 작품에 출연하고자 노력했지만 가수라는 인상이 강해 제작진이 난색을 표했던 경우가 많았다는 후문이다. 그랬던 나나는 ‘굿와이프’라는 극중 인물들이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다 부각되는 드라마를 만났고 조연임에도 반짝반짝 빛이 나는 기회를 잡았다. 결코 우연도, 행운도 아니었던 데뷔작을 인생작으로 만든 나나의 노력이 두고 두고 회자가 되고 있다. / jmpy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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