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만 배우라는 것은 배우라면 누구나 한 번쯤 들어보고 싶은 수식어다. 그렇지만 배우 신하균에게 있어서 천만이라는 숫자보다 작품 속 캐릭터로서 배우로서 오래오래 기억되기를 소망하고 있었다.
신하균은 최근 진행된 영화 ‘올레’ 관련 인터뷰에서 “숫자를 기준으로 작품을 선택하지 않는다”며 “10분이 보시던 100분이 보시던 그 시간이 아깝지 않았으면 좋겠다. 신하균보다는 영화 속 인물들로 저를 기억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신하균이 꼽는 본인의 인상적인 캐릭터는 무엇일까. 신하균은 “아직도 많은 분이 이야기해주시는 ‘지구를 지켜라’와 ‘복수는 나의 것’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 ‘지구를 지켜라’는 정말 힘들게 찍었다. 두 작품 모두 그 시절이기에 나올 수 있었던 작품인 것 같다”고 밝혔다.
신하균의 선택한 영화 ‘올레’는 40살을 앞둔 대학교 동창 친구 3명이 장례식장을 찾기 위해 제주도를 방문하면서 생긴 일을 다룬 영화다. 신하균은 왜 ‘올레’를 선택했을까.
“시나리오 속에서 힘든 일이 있더라도 잘 이겨내자는 메시지가 좋았다. 친구들끼리 낄낄대며 볼 수 있는 작품을 찍고 싶었고 사랑에 서툴렀던 어린 시절의 기억들도 새록새록 났다”
‘올레’는 확실히 남자들이 주인공이고 남자의 시선에서 영화가 진행된다. 남자들의 세계를 솔직하고 담백하게 다룬다는 점은 ‘올레’의 강점이자 단점이 될 수 있다.
“호불호가 갈릴 것 같다. 촬영하면서도 그런 생각을 했다. 이런 게 남자들 모습이고 친구들 만나면 욕하면서 여자 이야기하고 허풍도 좀 있고 그게 남자인 것 같다. 솔직하게 보여준 부분 때문에 거부감 느낄 수도 있지만 ‘남자는 저렇구나’ 하고 웃어넘기셨으면 좋겠다”
‘올레’에서 뭉친 박희순과 오만석 모두 신하균과 친분이 있고 촬영하면서도 절친하게 지냈다. 신하균은 ‘올레’를 촬영하면서 박희순의 새로운 면모를 발견했고 오만석의 넓은 시야에 감탄했다.
“박희순 씨가 까부는 모습을 처음 봤다. 실제로는 정말 과묵하다. 둘 다 술자리에서 과묵해서 친해졌다. 그런데 요즘에는 저만 있으면 그렇게 장난을 친다. 오만석은 연출을 많이 해서 그런지 현장에서도 넓게 보는 편이다. 기본적으로 애드리브도 좋고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알고 있다. 지도력이 강하고 술에 취하면 계산하고 가는 버릇이 있다”
배우 신하균에게 있어 코미디이든 스릴러든 액션이든 장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올레’에서도 39세 위기의 남자 중필로 완벽하게 변신했다. 올여름 신하균의 변신은 관객에게 어떤 의미로 기억될까./pps2014@osen.co.kr
[사진]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