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르미 그린 달빛' 박보검이 까다롭고 예의 없는 남자의 얼굴을 하고서 시청자 앞에 다가섰다. 못되고 날이 선 말을 해도 박보검처럼 잘생기고 귀여운 남자가 이렇게 굴면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을 것 같다.
지난 23일 방송된 KBS2 월화드라마 '구르미 구린 달빛'(극본 김민정, 연출 김성윤 백상훈·이하 구르미)에서 이영(박보검 분)의 매력을 한껏 느낄 수 있었다. 올 초 종영한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 속 순진무구한 천재 바둑기사 최택은 온데 간데 없었다. 카멜레온이라는 수식어라 아깝지 않을 정도로 박보검의 연기력이 빛을 발했다.
박보검은 김유정은 물론 어느 배우와 연기를 하든 최고의 합을 빚어냈다. 이날 내관이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내시로 변장하고 동궁전에 들어온 홍라온(김유정 분)과 재회한 이영의 모습이 담겼다.
앞서 라온은 왕세자 이영과 명은공주(정혜성 분)의 연서로 인해 악연으로 얽혔던 바. 이영은 때마침 잘 만났다는 듯 그를 비꼬며 자신의 신분을 드러냈다. 라온을 만날 때마다 불호령을 내리며 어디로 튈지 모르는 천방지축 말썽꾸러기 면모를 강조했다.
'구르미'에서 박보검은 능청스럽고 제 멋대로인 이영 역으로 시청자들에게 확실히 눈도장을 찍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한 최택에서 180도 변신한 건데 그 모습이 어색하지 않고 제 옷을 입은 듯 자연스럽다. 자신만의 외적인 매력을 살려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
박보검의 연기 스펙트럼은 어디까지일까. '구르미'를 통해 캐릭터를 변신한 걸로 봐선 그 답을 쉽게 찾을 수 없을 듯싶다. 이 어린 배우의 흡인력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만하다. 볼수록 매력있는 그가 안방극장을 사로잡은 것은 분명하다./ purplish@osen.co.kr
[사진] '구르미 그린 달빛'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