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록제조기, 괴물신인, 하태핫태 4인조...YG 새 걸그룹 블랙핑크가 데뷔 2주만에 걸그룹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바람 한 점없는 여름 날씨는 폭염 그대로인데 음원차트에선 블랙핑크표 태풍이 쌩쌩 부는 중이다. 그런데 이 미녀들, 도대체 얼굴 보기가 힘들다. 행사다 방송 출연이다, 여기저기 돌아다녀도 부족할 판에 음원과 뮤비 만으로 실력행사에 올인했기 때문. 일반적인 아이돌 홍보 및 마케팅 방식과는 완전히 거꾸로다.
잠깐 스쳐가는 인기보다 롱런에 집중하는 YG 스타일이 블랙핑크에게도 예외없이 적용된 결과다. 무엇보다 음악과 무대가 우선이라는 원칙으로 승부에 임하고 있다. 그래서 블랙핑크가 지난 8월8일 데뷔와 함께 세상에 내놓은 것은 더블타이틀 앨범, 뮤직비디오, 안무영상, ‘인기가요’ 출연이 전부. 그럼에도 이 놀라운 성과를 거뒀다는 것은 ‘스스로 찾아보게 하는 힘’을 충분히 갖췄다는 걸 의미한다.
블랙핑크의 성과는 국내외 공통이다. 한국 음원차트 석권은 물론이고 미국 빌보드와 영국을 비롯해 지구촌 대상의 아이튠즈 집계에서도 초강세다. 멤버 구성 자체가 글로벌 색채를 띈데다 일찍부터 세계시장에 눈길을 돌려온 YG 출신이란 사실이 플러스 알파 효과를 내고 있다.
이들은 데뷔 싱글 '스퀘어 원(SQUARE ONE)'을 갖고서 발표 3일만에 월드와이드 아이튠즈 앨범 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다. 월드와이드 아이튠즈 차트는 아이튠즈 미국 차트와 전 세계에서 출시된 모든 앨범의 판매고 등을 바탕으로 순위를 정하는 차트로 국내 가수가 1위를 한 것은 블랙핑크가 처음이다.
이뿐일까. 블랙핑크가 방송에 첫 출연한 동영상들의 조회수는 어느새 천만뷰(22일 오전 기준)를 훌쩍 넘었다. '붐바야'가 600만을 향해 달리는 중이고 '휘파람'은 500만을 돌파했다. 기존 아이돌 최강자들도 꿈꾸기 힘든 성적표를 데뷔 고작 3주차인 병아리 걸그룹이 받았다는 사실이 새삼 놀랍다.
걸그룹 역사상 최단기간 기록도 하나 추가했다. 지난 주말 SBS ‘인기가요’에 '휘파람'과 '붐바야' 두 곡을 1위 후보에 올리더니 '휘파람'으로 정상에 올랐다. 블랙핑크는 이로써 역대 걸그룹 가운데 제일 빠른 기간인 데뷔 14일 만에 음악방송 1위를 차지했다.
빅뱅, 2NE1 등 글로벌한 인기를 누리고 있는 아이돌 그룹을 배출한 YG엔터테인먼트가 내놓는 신인이라는 점에서 블랙핑크의 데뷔는 해외 팬들도 높은 관심을 보여왔던 일이다. 특히 YG엔터테인먼트는 국내를 넘어 해외 팬들에게 브랜드 자체의 인지도를 높이는 전략을 써왔는데, 이 같은 전략이 신인 블랙핑크의 데뷔에 확실한 득이 됐다는 분석이다.
이처럼 '블랙핑크 돌풍'은 비단, 한국에서만 일어나고 있는 일이 아니다. 블랙핑크는 미국 아이튠 차트 뿐 아니라 중국 유명 차트에서도 1위에 오르며 가능성을 인정 받았다. '휘파람'과 '붐바야' 모두 지난 20일 오전 기준 중국 큐큐뮤직 K-POP 뮤직비디오 차트에서 나란히 1,2위를 석권했다.
또 블랙핑크는 미국과 중국 뿐 아니라 그밖의 국가에서도 독보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들은 지난 9일 홍콩, 핀란드, 인도네시아 등 아이튠즈 9개국 차트에서 1위를 했고, 수십개의 국가에서 2위 혹은 상위권을 기록하는 등 전 세계적인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제니, 로제, 리사는 각각 한국어와 영어를 구사하며 제니, 지수, 로제는 일본어에도 능통하다. 언어적 능력 뿐 아니라 싸이와 빅뱅, 2NE1 등 해외에서도 통하는 한국 가수들을 배출해 낸 YG엔터테인먼트라는 회사의 지원을 받은 이 걸그룹이 한국을 넘어 '아시아의 괴물 신인',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는 '월드스타'로 거듭날 수 있을지 기대를 하지 않을 수 없다. /eujenej@osen.co.kr
[사진] YG엔터테인먼트, SBS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