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종영된 SBS 월화드라마 '닥터스'(극본 하명희, 연출 오충환)는 13년 만에 재회한 신경외과 의사 유혜정(박신혜 분)과 홍지홍(김래원 분)의 사랑과 성장 스토리를 다룬 의학 휴먼 멜로 드라마다. 저마다 아픔을 가지고 있는 인물들이 서로 부딪히고 소통하면서 조금씩 성장해나간 것. 혜정은 지홍을 통해 상대를 사랑하고 포용하는 법을 배웠고, 지홍 역시 혜정을 사랑하며 더욱 매력적인 인물로 변모해갔다.
김래원과 박신혜가 만들어낸 로맨틱한 로맨스 장면들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원동력으로 평가된다. 여기에 하명희 작가 특유의 세상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이 더해져 '닥터스'는 매회 안방에 큰 여운을 안겼다. 의사로서의 책임감이 확실한 남녀주인공을 보고 있자면 오히려 시청자들이 치유를 받는 기분. 이것이 '닥터스'가 완성형 메디컬 휴먼멜로 드라마로 평가받는 이유다. 연출을 맡았던 오충환 PD는 OSEN과의 인터를 통해 완성도 높은 메디컬 드라마를 만들기 위해 기울였던 노력을 밝히며 시청자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 스타들의 특별출연이 많았다.
"특별출연과 관련해서는 시청자들의 반응이 갈리긴 했다. 환자 에피소드를 주인공과 관련되게 풀려고 노력했다. 그런데 특별출연을 하신 분들이 유명한 분들이라 그 이야기가 더 커보이는 효과가 있었다. 그래도 반응이 나쁘지 않아서 다행이었고, 드라마를 하면서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할 수 있어 좋았다고 생각한다."
- 특별히 힘들었던 부분이 있다면?
"시청자들이 메디컬이 아니라 멜로만 있다는 말씀을 많이 하셨는데 저희는 메디컬도 많이 준비를 했고, 자료 수집도 많이 했다. 실제 영상을 어렵게 구해서 자문을 받아 맞춰서 찍었다. 현실감을 높이려 굉장히 노력했고 그래서 더 힘들었다. 후반에는 시간이 많이 없어서 메디컬이라는 장르의 전문성을 유지하는 것이 더 힘들었다. 보편화된 장비들이 아니라, 없는 장비도 수소문해서 구해오고 세트나 소품도 다른 메디컬 드라마에 비한다면 신경을 많이 쓴 편이다. 메디컬 하시는 분들은 잘 아시더라. 실제 수술을 할 수 있는 정도의 수준이었다."
- '닥터스'에는 특별히 예쁜 장소들이 많이 나왔는데, 그 부분도 심혈을 기울였을 것 같다.
"장소 섭외에 신경을 정말 많이 썼다. 한 장면을 세 군데 나눠서 찍었던 적도 있고, 세 컷만 찍으러 이동을 한 적도 있다. 13년 전 두 사람의 서사를 완성시켜야 하는 거라 세트나 장소 등 촬영정적으로 공을 많이 들였다."
- 그렇다면 수술신 외 유독 힘들었거나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다면?
"4회에 등장했던 헬기신이 힘들어서 생각난다. 생각보다 좁은 장소였고 더웠다. 또 바닥이 하얀색이라 눈을 못 뜰 정도로 악조건이었다. 잘 나오긴 했지만 찍을 때는 진짜 정신없이 찍었다. 검은 톤을 바닥에 다 깔았고, 난간이 없어서 위험했다. 또 옥상이라 공간이 좁아서 스태프가 많이 못 올라갔는데, 배우들이 참 잘해줬다. 그 때 등장한 헬기가 시간당 5백만원 씩 했다. 돈이 많이 드는 촬영이라 더 오랜 시간 촬영을 할 수가 없어서, 1시간 반~2시간 안에 끝이 났다."
- 초반에 등장했던 강아지 상추를 직접 투입시켰다고 들었다.
"과거 할머니 집이 혜정에게는 특별한 공간인데 세트였다. 꽃도 많이 넣으며 아기자기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움직이는 동물 한 마리가 있었음 해서 강아지를 넣었는데, 이렇게 좋아할 줄 몰라 깜짝 놀랐다. 정말 많이 예뻐해주셔서 13년 후의 혜정이 집에 넣어놓을까도 심각하게 고민을 했는데, 집에 사람이 없는 설정이라 그러지 못했다."
- '닥터스'를 애청해준 시청자가 정말 많다. 그들에게 한 마디 전한다면?
"이렇게 많이 봐주시고 좋아해주셔서 감사하다. 방송 전에 병원이 삭막한 공간인데 그 안에서 성장하는 이야기를 진실되게 전하고 싶었는데, 100%는 아니라도 어느 정도는 전달이 된 것 같아서 감사하고 또 고맙게 생각한다. 오래 기억해주셨으면 좋겠다." /parkj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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