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새 월화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이 안방극장에 상륙했다. 박보검과 김유정이 함께 호흡을 맞추는 청춘 로맨스 사극으로 주목을 받은 이 드라마는 지난 22일 첫 방송에서 8.3%(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한 후 23일 방송된 2회에서 8.5%로 소폭 상승했다. 시청률은 월화드라마 3위이지만 일단 현재 대세 배우인 박보검과 김유정이 출연하는 까닭에 온라인 화제성이 높은 상태다.
이 드라마는 왕세자 이영(박보검 분)과 남장 내시 홍라온(김유정 분)의 사랑을 다루는 청춘 로맨스 사극. 싱그러운 청춘의 로맨스가 주된 이야기인데, 긴박감 가득한 궁궐 암투도 곳곳에 포진돼 있다. KBS 2TV는 ‘성균관 스캔들’을 잇는 흥행 청춘 로맨스 사극을 만들겠다는 계획. 젊은 시청자들을 사로잡기 위한 통통 튀는 이야기와 설레는 감정 장면이 가득하다. 다만 이 같은 퓨전 사극은 호불호가 엇갈리는 구성이다. 누군가에게는 흥미롭게 다가오고, 누군가에게는 다소 유치하게 다가오는 이 드라마에 대한 두 가지 시선을 다뤄본다.
# 왜 이렇게 설레니? 취향 저격 청춘 사극
일단 ‘비주얼’이 먹고 들어간다. 잘생기고 예쁜 박보검과 김유정이 사랑 연기를 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판타지를 자극한다. 마치 내 첫 사랑도 저랬을 것 같다는 착각, 누나 팬들이 열광하는 이유다. 어린 시청자들은 그야말로 취향 저격이다. 웹 소설이 원작이라 어린 여성들이 가지고 있는 첫 사랑의 환상이 다 담겨 있다. 더욱이 남장 여자와 왕세자의 사랑이니 신분을 뛰어넘는 극한 사랑이 안기는 쾌감도 있다. 비밀스러운 연애, 둘만 모르는 옆에서 보면 다 아는 연애를 다룬다는 점에서 설렘이 가득하다.
박보검이라는 배우가 까칠하면서도 진중한 매력을 풍기는 것 역시 매력적이다. 눈빛으로 여심을 흔드는데 2회부터는 그간의 숨겨왔던 아픔이 드러나며 향후 피튀기는 궁중암투 속 혼돈을 겪을 것임을 예고했다. 그야말로 시청자들의 마음이 찢어지는 일들이 벌이질 전망. 남장 여자를 연기하는 김유정과 만들어가는 로맨스 호흡도 귀엽다. 두 배우가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설레는 조합이 만들어지고, 김유정의 털털하면서도 예쁜 미모를 포기하지 않는 ‘비주얼’이 흐뭇함을 유발한다.
# 참을 수 없는 가벼움, 치명적인 독
'구르미 그린 달빛'은 지금껏 많이 그려졌던 궁중 로맨스와 맥을 같이 하고 있기는 하지만, 큰 인기를 얻었던 '성균관 스캔들'이나 '해를 품은 달'과는 달리 다소 가벼운 색채와 분위기로 시선을 끌고 있다. 까칠한 왕세자 이영과 사연 많은 남장 내시 홍라온의 좌충우돌 로맨스는 쉽게 접근해 가볍게 볼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그런데 이 가벼움의 정도가 문제다. 흥미를 이끌어내는 서사보다는 코믹한 상황만 치중되다 보니 발랄함을 넘어 유치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게 되는 것. 청춘사극은 통통 튀는 매력도 좋지만 이것이 과하다는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또한 진영은 '늑대의 유혹'의 강동원이 떠오르는 우산신을 패러디 하거나 박보검이 종이 비행기를 날려 보내며 이를 현대적으로 설명한다거나 하는 등의 시트콤스러운 장면들이 경쾌한 OST, 효과음과 함께 연이어 등장하는데 이 역시도 극을 한없이 가볍게 만드는 요소로 여겨진다. / jmpyo@osen.co.kr
[사진] KBS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