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시청자들까지 ‘심쿵’(심장이 쿵했다는 뜻)했다. ‘W’ 한효주의 매너손이 바로 그것. 극중 다친 이종석의 머리를 보호하려 손으로 감싼 찰나가 포착됐다. 마치 큰 아기 다루듯 조심스러운 손길이 시청자들을 설레게 했다. 걸크러쉬가 꼭 센 것만 있나. 이런 매너손도 걸크러쉬를 유발하기 충분했다.
보통 매너손이라 부르는 상황은 몇 가지 있다. 어깨동무를 할 때 직접적인 스킨십을 피하려고 허공에 손을 띄우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혹은 공주님 안아들기, 등으로 업기에서도 손바닥의 접촉을 피하는 모습을 종종 확인할 수 있다.
최근에는 차에 타고 내릴 때 머리를 부딪치지 않기 위해 손으로 살짝 감싸는 행동이 추가됐다. 지금까지 이 매너손으로 여심을 강탈한 배우는 ‘킬미, 힐미’ 속 지성, 영화 ‘덕혜옹주’ 속 박해일 등이 있다.
주로 남자배우에게서 찾아볼 수 있었던 매너손이 여자배우에게서 포착됐다. 지난 24일 방송된 MBC 수목드라마 ‘W’(극본 송재정, 연출 정대윤)에서는 진범이 오성무(김의성 분)의 얼굴을 강탈하면서 웹툰 세계를 좌지우지하기 시작했다. 이에 강철(이종석 분)이 살인범으로 누명을 쓰면서 도망을 치는 상황. 이 과정에서 강철은 총상을 당했다.
차 뒷좌석에 있던 건 오연주(한효주 분)였다. 연주는 돈 한 푼 없이 들어온 웹툰세계에서 빠져나가지 못해 배고픔을 견디지 못했고, 윤소희(정유진 분) 집을 털다가 강철에게 붙잡혔다. 총상으로 인해 고통스러워하는 강철을 운전석에서 내리는 과정에서 연주는 강철의 머리가 차에 부딪히지 않게 조심스럽게 감쌌다.
아주 짧은 찰나였지만 시청자들은 놓치지 않고 매너손을 포착했고, 이내 설렜다는 반응을 보였다. 디테일한 장면을 더해 위기에 처한 강철을 구하는 상황을 더욱 부각시켰다. 또한 연주가 강철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마음이 얼마나 큰지도 은연중에 드러나 보이기도 했다.
‘W’는 현재 호러를 방불케 하는 파격적인 전개로 시청자들을 매료시켰다. 자신이 그린 웹툰 속 캐릭터에 얼굴을 강탈당한 작가, 히어로였다가 살인범이 된 남자 주인공은 다른 드라마에서 볼 수 없는 전개다. 이처럼 최근 전개는 스릴러에 가까운 장르를 취하고 있는데, 여기에 녹아드는 로맨스가 일품이다. 예측할 수 없는 전개에 충격에 충격을 받다가 이내 달달해지거나 애틋해지는 것.
강철이 연주와 사랑한 기억을 모두 잃으면서 로맨스는 연주를 주축으로 흘러가고 있는 바. 홀로 기억하는 사랑에 눈물짓는 모습은 마음을 아프게 하다가 매너손으로 본의 아니게(?) 여심까지 강탈한 한효주다. / besodam@osen.co.kr
[사진] 'W'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