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순했던 박은빈이 완전히 달라졌다. 이렇게 유쾌발랄하고, 또 이렇게 능글 맞을 줄이야. 발칙한 매력으로 똘똘 뭉친 박은빈의 재발견이야 말로 '청춘시대'가 낳은 최고의 수확이라 할 수 있다.
박은빈은 종영을 앞두고 있는 JTBC 금토드라마 '청춘시대'에서 송지원 역을 맡아 열연 중이다. 성적 장학금에 학보사 장학금까지 받고 있는 청년 인재인 송지원은 어딜 가도 기가 막힌 말솜씨로 모두의 시선을 사로잡는 분위기메이커다.
성격, 머리 좋고 음주가무와 음담패설도 능수능란하다. 하지만 송지원의 최대 고민은 바로 여태껏 연애 한 번 못해 본 모태솔로라는 것. 처녀 딱지 떼보는 것이 소원이라며 늘 신세 한탄을 한다.
박은빈은 이런 송지원을 연기하기 위해 지금까지의 이미지를 모두 내려놓고 파격 변신을 감행했다. 트레이드 마크 같았던 긴 생머리를 자르고 펌이 들어간 단발머리로 변신, 외형부터 발랄함을 덧입힌 박은빈은 우리가 지금껏 알고 있던 박은빈이 맞나 싶을 정도로 철저히 망가졌다.
이렇게 개방적이어도 되나 싶게 걸쭉한 입담은 송지원의 매력 포인트 중 하나인데, 박은빈은 이를 너무나 맛깔스럽게 소화해내 '청춘시대'를 더욱 재미있게 만들어주고 있다. 또 수습 때부터 동고동락했던 친구 임성민(손승원 분)과 티격태격하는 모습은 '썸' 그 이상의 설렘을 자아낸다. 두 사람이 애증의 친구 사이를 넘어 연인으로 발전할 수 있을지가 향후 남은 2회의 관전 포인트로 여겨진다.
그렇다고 시도 때도 없이 망가지고 코믹한 면만 보여주는 건 아니다. 하우스 메이트인 윤진명(한예리 분), 정예은(한승연 분), 강이나(류화영 분), 유은재(박혜수 분)를 살뜰히 챙기고 위로를 건네는 역할을 하는 송지원은 박은빈의 온기 가득한 목소리와 눈빛, 다채로운 표정 등이 어우려져 더욱 사랑스러운 캐릭터로 평가받고 있다.
사실 실제 박은빈은 송지원과는 정반대의 성격이다. 그래서 대본을 읽다가 놀랄 때가 많았다고. 자신과 완전히 다른 인물을 연기할 때 생기는 부담은 박은빈에게도 유효했다. 하지만 자신을 완전히 내려놓고 캐릭터에 푹 빠져든 박은빈은 누구도 상상한 적 없는 특별한 연기 변신에 성공,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20대 여배우로 우뚝 섰다. /parkjy@osen.co.kr
[사진 JTBC, 나무엑터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