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종석이 흥행보증수표이자 믿고 보는 배우가 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20대 중반 아직은 어린 나이에도 그가 출연한 작품마다 인기를 끈 것은 연기에 대한 감각을 끌어올리기 위한 배우 자신의 무던한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일 터다.
이종석은 MBC 수목드라마 ‘W’에서 만화 속 남자 강철을 연기하며 자신과 가족을 위기에 빠뜨리는 진범(김의성 분)에 맞서 사랑하는 여자 오연주(한효주 분)를 지켜내야 하는 강철을 연기한다. 현재 이 드라마는 시청률 10% 중반대를 기록하며 동시간대 1위를 지키고 있다.
판타지 로맨스 드라마, 현실과 만화를 오고간다는 설정은 호불호가 엇갈릴 수 있는 구성. 여기에 한치 앞도 알 수 없는 동일한 설정 없는 파격적인 전개는 시청자들을 매회 긴장감 넘치게 만든다. 자칫 잘못하면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몰라 어려울 수 있는, 그리고 모든 게 허무하게 느껴져 흡인력이 떨어질 수 있는 이야기인데 이종석은 송재정 작가가 무한 상상력으로 펼쳐놓는 흥미로운 전개를 개연성 있게 연기하고 있다.
휘몰아치는 전개 속에서 강철의 감정이 흐트러지지 않게 집중력을 발휘해 연기를 이어가고 있는 것. 그의 진중한 눈빛 연기는 강철의 자신과 가족, 그리고 세상을 구해야 한다는 사명감이 느껴진다. 연주 역의 한효주와는 함께 있기만 해도 설레는 로맨스 조합을 만들고, 슬픈 감정을 표현할 때는 금방이라도 눈물이 쏟아질 것 같은 애처로운 모습으로 확 돌변한다. 그래서 이종석이 아닌 실제 존재할 것 같은, 만화와 현실을 오고간다는 설정이 현실적으로 가능할 것 같은 착각이 든다.
여기서 이종석이라는 배우가 가진 힘이 발휘된다. 믿고 보는 배우라는 수식어가 단순히 작품 흥행을 이끈 놀라운 대중성을 가졌기 때문이라는 게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 작품에 대한 철두철미한 분석, 흐름을 꿰뚫는 현명한 표현력, 다양한 감정 연기를 자연스럽게 하는 유연한 연기력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이종석이 출연하면 흥행한다는 공식을 만들었다. 그가 데뷔 초 어느 신인 배우나 그러하듯 이리 뛰어난 연기력을 가진 배우가 아니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놀라운 성장이다. 작품마다 이종석의 연기를 보는 즐거움을 만든 배우, 그 속에는 배우 자신의 꾸준한 작품 연구와 연기 연습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학교2013’을 시작으로 ‘너의 목소리가 들려’, ‘닥터이방인’, ‘피노키오’, 그리고 ‘W’까지 출연하는 작품마다 색다른 인물로 변신해 안방극장을 울리고 미소 짓게 했던 이종석. 아직 너무 빠른 이야기이긴 하지만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할 이종석의 다음 작품인 영화 ‘VIP’가 벌써부터 기대된다. 심지어 이번엔 데뷔 후 처음으로 악역인 연쇄 살인마를 맡았다. / jmpy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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