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 멜로나 로맨틱 코미디 장르의 경우 끝까지 긴장감을 유지하는 삼각관계를 좋아하는 사람도, 처음부터 끝까지 소위 ‘메인 커플’의 연애담이 이어지는 스토리가 취향인 사람도 있을 터다. 2016년에는 유독 전자보다 후자의 비중이 높았다. 하반기 들어서는 상당히 복잡한 다각관계를 드라마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지만, ‘질투의 화신’ 만큼 치열한 삼각 구도를 예고한 작품은 없었다.
지난 24일, SBS ‘질투의 화신’은 24회 대장정의 첫 발을 뗐다. ‘대하 로코’라 불릴 만큼 원체 등장인물이 많아 다소 산만한 인상을 주기는 했지만, 앞으로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 지를 시청자들에게 확실히 알렸다.
제목만으로 미루어 보았을 때는 의심의 여지 없이 화신(조정석 분)과 나리(공효진 분)가 해피엔딩을 맞을 것 같다. 이런 경우 화신 캐릭터에 모든 능력치와 멋진 설정들을 몰아 주는 것이 대부분인데, ‘질투의 화신’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센 척으로 일관하지만 한없이 하찮은 화신을 보다 보면, 방송 전부터 우려를 모았던 정원(고경표 분)이 전형적인 남자 주인공처럼 여겨지기까지 한다.
이렇다 보니 여자 주인공의 남편 찾기로 비상한 관심을 모았던 tvN ‘응답하라’ 시리즈 때의 팽팽한 삼각관계가 떠오르기도 한다.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던 나리를 정원이 알아봐줬다는 사실 만으로 이미 두 사람 사이에 서사가 쌓여 가는데, 이 와중에 화신은 공개채용 영상 촬영 도중 나리가 자신을 보지 않았다며 질투를 한다. 전형적이지만 세부 설정에 따라 충분히 재미를 유발할 수 있는 전개다.
뿐만 아니다. ‘질투의 화신’에는 청소년과 중년의 삼각관계도 등장한다. 대놓고 순정만화 삼각관계를 표방하는 빨강(문가영 분)과 치열(김정현 분), 대구(안우연 분)는 아직 애매하긴 하지만 발전 가능성은 있다. 중신(윤다훈 분)을 사이에 둔 성숙(이미숙 분)과 자영(박지영 분)의 불꽃 튀는 눈싸움 역시 흥미로운 삼각관계의 시작을 예고하고 있는 상황.
이처럼 ‘질투의 화신’에는 결말이 정해진 듯 정해지지 않은 삼각 구도가 재등장했다. 나리를 사이에 둔 화신과 정원의 매력 대결이 더욱 기대를 모으는 이유다. /bestsurplus@osen.co.kr
[사진] ‘질투의 화신’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