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때 그 소녀가 이런 가능성을 보여줄 줄이야. 2014년 SBS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 'K팝스타4'를 통해 처음 시청자들과 만난 박혜수는 참한 미모와 가창력이 돋보이는 참가자였다. 당시 톱10에 드는 데 실패한 그의 미래는 정해져 있는 듯했다. 다시 학교로 돌아가 공부를 하거나, 아이돌이나 솔로 가수 데뷔를 준비하는 연습생이 되는 것 등이다.
하지만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박혜수는 외모와 감성을 인정받아 연기자로 데뷔했고, 좋은 반응을 얻으며 신인 배우로서의 개성과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그런 그의 가능성을 꽃피우게 한 작품이 JTBC 금토드라마 '청춘시대'(극본 박연선 연출 이태곤 김상호)다.
'청춘시대'는 셰어하우스에 사는 20대 초반 여성들의 삶을 다루는 풋풋한 청춘 드라마다. 이 드라마에는 총 다섯 명의 캐릭터가 등장하는데, 가난한 고학생 윤진명(한예리 분), 새침떼기 여대생 정예은(한승연 분), 톰보이 송지원(박은빈 분), 뛰어난 미모의 강이나(류화영 분), 풋풋한 새내기 유은재(박혜수 분) 등이 그들이다. 다양한 다섯 캐릭터들은 특별히 20~30대 여성들의 뜨거운 지지를 받고 있다.
그 중에서도 박혜수는 새내기로서 사랑스러움을 담당하고 있다. 개성 강한 하우스메이트 언니들 틈바구니에서 위축되고, 신입생 OT를 가지 않아 소외감을 느끼며 복학생 윤종열(신현수 분)과 보여주는 티격태격 캠퍼스 로맨스는 보편적이면서도 풋풋해 공감을 산다.
박혜수의 선한 외모와 그와 어울리는 자연스러운 연기력은 이 유은재 캐릭터를 표현하는 데 제대로 사용됐다. 싫은 소리 하나 하지 못한 채 누죽든 표정과 느릿느릿한 말투를 보여주는 유은재의 모습은 다른 캐릭터들과 어울려 보는 이들을 웃게 한다. 그의 모습에 시청자들은 "러블리하다", "사랑스럽다"며 호평을 쏟았다.
박혜수는 SBS 드라마 '용팔이'를 통해 처음 연기자로 데뷔했다. 당시 주원(김태현 역)의 동생 김소현 역을 맡은 그는 여리여리한 이미지와 신인임에도 불구, 어색함이 없는 연기력으로 눈도장을 찍었다. 그리고 '청춘시대'는 다시 한 번 연기자 박혜수의 존재감을 보여주는 좋은 작품이었다.
안방을 홀린 이 '러블리'한 생명체는 또 어떤 진화를 보여주게 될까? 연기자로서의 성장과 그 가능성을 누구보다 더 높게 보여주고 있는 박혜수가 보여줄 앞으로의 모습이 기대감을 낳는다. /eujenej@osen.co.kr
[사진] '청춘시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