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김태호 PD가 액션 블록버스터 특집인 ‘무한상사’의 완성본을 TV 방영뿐만 아니라 다양한 경로로 공개할 계획을 세우는 과정에서 잠시 이야기가 나왔던 영화 개봉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인기 예능프로그램으로서 다른 콘텐츠에 피해가 되는 것을 경계하는 배려와 고민이 담겨 있었다.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은 오는 27일 방송부터 ‘무한상사’ 준비 과정과 완성본을 펼쳐놓는다. 지난 해 10주년 특집으로 준비해왔던 액션 블록버스터 특집은 대본 작업을 이유로 1년을 미뤘고 장르 드라마 대가인 ‘시그널’ 김은희 작가와 영화 ‘라이터를 켜라’ 장항준 감독이 합류하며 화려한 위용을 갖췄다.
웬만한 드라마와 영화에서 한꺼번에 보기 힘든 배우들도 모였다. 빅뱅 멤버 지드래곤을 필두로 김혜수와 이제훈, 영화 ‘곡성’에서 외지인을 연기한 쿠니무라 준이 특별 출연한다. 재밌는 이야기와 영상미 넘치는 그림이 보장돼 있는 가운데 ‘무한도전’ 멤버들과 특별 출연하는 화려한 배우들과의 조합을 보는 즐거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한 매체를 통해 ‘무한도전’이 극장 개봉을 준비했다가 취소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에 대해 김태호 PD는 25일 OSEN에 "극장판 '무한도전'은 취소라는 표현이 정확한 건 아니다"며 “애초에 무한상사는 '무한도전' 시간에 방송될 목적으로 제작된 TV 콘텐츠”라고 설명했다.
또한 김태호 PD는 플랫폼 판매 논의 과정에서 IPTV, 인터넷 포털 사이트, 모바일 플랫폼, 극장 개봉 등 다양한 의견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김 PD는 극장용 영상 제작을 하려면 후반 작업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점, 무엇보다도 다른 영화에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더 이상 논의를 하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그는 “예정되어 있지 않은 개봉으로 스크린 확보를 위해 노력하다 보면 만에 하나 개봉을 기다리는 다른 영화에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상황이라 지금 논외인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사실 ‘무한도전’이 만든 ‘무한상사’가 극장에서 개봉을 하겠다고 마음을 먹으면 극장 확보가 어려운 문제는 아닐 터. 국민 예능이라고 불릴 정도로 인기와 파급력이 높은 프로그램이기에 꽤나 많은 관객을 끌어모을 수 있을 터다. 이를 알고 있는 제작진이기에 행여나 소수의 독립 영화들에게 피해를 줄까봐, 오랜 시간 공을 들인 작품에 ‘무한도전’이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구체적인 논의를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무한도전’이 때마다 특집성으로 내놓는 음원 수익금을 불우 이웃을 돕는데 사용해도 음원차트를 점령한다는 이유만으로 가요 제작자들에게 볼멘소리를 듣곤 했다. ‘무한도전’ 음원으로 신곡 판매에 악영향이 됐다는 일부의 목소리가 부담이었던 터라 영화 개봉으로 소규모 영화에 행여나 피해를 줄 수 있다는 걱정은 준비성 철저하고 조심스러운 접근을 하는 제작진으로서는 당연한 수순이었을 터다.
‘무한도전’은 높은 영향력만큼이나 별 것도 아닌 것으로 논란이 되기도 했다. ‘무한도전’이라서, 1등 예능이라는 이유로 작은 실수도 걷잡을 수 없이 커졌고 다른 프로그램이 아무렇지도 않게 했던 일들도 이 프로그램이 해서 논란이 돼왔다. 그래서 언제나 다양한 시각으로 향후 벌어질 이들을 계산하고, 돌다리도 두 번 두드리며 제작을 하고 있다. 대형 화면으로 ‘무한상사’를 볼 수는 없다고 아쉬울 것은 없다. 이 프로그램을 11년째 사랑하는 시청자들은 이 프로그램 제작진의 국민 예능다운 배려와 심도 있는 의사 결정 과정을 다시 한 번 지켜봤다. / jmpyo@osen.co.kr
[사진] MBC 제공, '무한도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