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는 알았을까. 소박했던 야유회로 시작했던 상황극 하나가 블록버스터로 훨훨 날아오를 줄.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의 무한상사는 현실적인 직장 생활을 상황극을 통해 선보이면서 시작한 아이템이다. 한 편의 영화라기보다는 코미디 콩트나 예능 캐릭터 설정에 가깝고, 스펙터클한 류의 전개보다는 한정된 세트장에서 최대의 웃음을 뽑아내는 것이 목적이면 목적. 소박했던 상황극 하나가 10주년 5대 특집 중 하나인 액션 블록버스터를 만나 제대로 날 준비를 마쳤다.
지난 2011년 5월 21일, 무한상사의 첫 판이 짜였다. 멤버들은 무한상사라는 가상의 회사에 다니는 직장인으로 설정됐다. 유재석이 부장을 맡았고, 박명수가 차장, 정준하는 과장, 정형돈은 대리, 노총철과 하하는 사원, 길은 인턴이 됐고, 야유회를 온 콘셉트로 콩트를 진행했다. 몇 달 후인 같은 해 10월부터는 무한상사 상황극이 실내에서 펼쳐졌으며, 이후 지드래곤의 카메오 출연이나 뮤지컬 등 다양한 변주를 꾀하며 지금의 액션 블록버스터까지 오게 된 것.
멤버들은 지난해 1월 ‘나는 액션배우다’ 특집을 진행했다. ‘무한도전’에서는 2015년 방송 10주년을 맞아 5대 기획 특집을 기획했던 바. 그중 하나인 액션 블록버스터를 제대로 선보이기 위함이었다. 정두홍 무술감독으로부터 액션 연기를 전수받으며 미리 몸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기울인 것. 멤버들은 영화 ‘올드보이’와 ‘신세계’ 등 직접 액션 영화의 명장면을 재현했다. 난생 처음 합을 맞춰보는 것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으로 몸을 사리지 않고 수업에 열중했다. 거친 액션은 물론 몸개그의 향연으로 시청자들의 배꼽을 잡게 하기도.
이후 ‘떡밥’은 올해 5월 던져졌다. 올초 열풍을 불러일으킨 tvN 드라마 ‘시그널’의 김은희 작가, 그의 남편이자 영화 ‘라이터를 켜라’를 연출한 장항준 감독이 등장한 것. 이들이 무한상사 제작을 맡는 만큼 역대급 스케일을 기대케 하는 대목이었다. 비록 오래 전이지만 액션 연기 수업도 받았던 멤버들은 연기 오디션을 진행하며 단단히 준비했다. 이후 영화 ‘곡성’의 외지인 쿠니무라 준, ‘시그널’의 김혜수와 이제훈, 그룹 빅뱅의 지드래곤, 김희원 등 한 편의 영화에 가까운 초호화 캐스팅이 알려지면서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는 바다.
앞서 ‘무한도전’에서는 아무런 관심을 받지 못한 채 진행했던 가요제도 지난해 평창에서 역대급 규모로 발전시켰다. 이처럼 야유회에서 시작한 무한상사가 이렇게 발전할 줄은 그 당시에는 그 누구도 예상할 수 없었을 터. 액션 블록버스터를 만난 무한상사가 어떤 결과물로 시청자들을 현혹시킬지 관심이 쏠린다. / besodam@osen.co.kr
[사진] '무한도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