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월화드라마 ‘질투의 화신’ 자문을 맡은 자문인이 기상캐스터 비하 논란에 대해 입을 열었다.
스피치 아카데미 라엘 최윤정 대표(전 SBS 기상캐스터)는 25일 보도자료를 통해 “기상캐스터는 대부분의 방송국에서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으며, 극 중에서와는 달리 본인의 방송 준비(자료 분석, 기사작성, 분장 등)이외의 잡무는 하지 않습니다”라면서 방송 내용을 일부 정정하는 한편 오해의 소지가 있는 부분에 대해 설명했다.
이하 전문
안녕하세요? 스피치 아카데미 라엘 대표 최윤정입니다.
8월 24일 첫 방송된 SBS 수목드라마 질투의 화신에서 기상캐스터에 관한 비하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제가 드라마의 기상캐스터 자문을 담당하였기 때문에 이에 대한 입장 표명이 필요하다고 생각되어 글을 올립니다.
먼저 극 중에서 표현된 기상캐스터 직업 비하 문제에 대해서 언급하고자 합니다. (극중 여주인공 공효진씨의 성추행 문제도 불거지고 있지만 그 부분에 대한 입장은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극 중에서 기상캐스터는 아나운서 시험에 낙방한 이들이 지원하여 아나운서에 대한 동경을 갖고 있고, 기상캐스터 직무 외 여러 가지 잡무를 도맡아 하고, 방송국 내의 구성원들(아나운서 및 스태프)에게 하대를 당한다는 것, 기상캐스터의 급여가 100만원 정도로 생계를 유지하기도 힘들다는 것이 주요 내용입니다.
이에 대한 저의 입장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기상캐스터는 아나운서와는 엄연히 다른 분야의 일을 하고 있으며, 직접 기상청의 자료를 분석하고 기사까지 작성하는 전문직이라는 것입니다.
또한 각 방송국에서 아나운서는 아나운서국 소속, 기상캐스터는 보도국 소속이며 채용과정 역시 다르게 진행됩니다. 극히 일부의 기상캐스터가 아나운서에 대한 동경을 가지고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저를 포함한 대다수의 기상캐스터들은 기상캐스터라는 직업에 대해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둘째, 기상캐스터는 대부분의 방송국에서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으며, 극 중에서와는 달리 본인의 방송 준비(자료 분석, 기사작성, 분장 등)이외의 잡무는 하지 않습니다.
셋째, 방송국 내의 구성원들과의 관계는 극 중에서처럼 상하관계에 있지 않습니다. 방송국내의 구성원들 특히 아나운서, 스태프 분들과는 서로 존대하고 존중하며 ‘차별’당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넷째, 극 중에서처럼 기상캐스터는 시급 7만원을 받으며 생계를 유지하지는 않습니다.
첫 방송에서 그려진 기상캐스터 직업에 대한 이러한 표현들이 극적인 효과를 위해 그려진 허구라 할지라도 이렇게 한쪽으로 치우쳐진 잘못된 표현들은 기상캐스터라는 직업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또한, 제가 질투의 화신에서 기상캐스터 자문을 담당했기 때문에 불러올 수 있는 오해에 대한 입장을 표명하고자 합니다. 질투의 화신에서는 기상캐스터 직업 전반에 대한 자문이 아닌 기상캐스터가 크로마키 앞에서 날씨 방송하는 모습, 예를 들면 기사 작성(시기에 맞는 기온, 날씨, 내용 등)과 컴퓨터 그래픽, 발음, 발성, 제스처에 관한 부분만 자문했다는 점입니다.
누구보다도 기상캐스터라는 직업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10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방송 활동을 했던 제가 이렇게 편향된 자문을 했을 리가 없겠지요? 단언컨대, 기상캐스터에 대한 비하 표현이 있었다면 자문에 응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이러한 논란에 대해 제작진 측은 기상캐스터라는 직업을 비하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고, 앞으로 여주인공인 표나리가 기상캐스터에 대한 자부심을 얼마나 가지게 되는지, 어떤 희로애락을 표현하게 될지 지켜봐 달라는 입장을 표명하였습니다.
앞으로 이러한 논란이 없기를 희망하며, 차후 방송 분량을 통해 날씨 정보를 전달하는 전문 방송인으로서의 기상캐스터 모습이 제대로 반영되기를 바랍니다.
앞서 ‘질투의 화신’은 기상 캐스터인 표나리(공효진 분)가 업무 외 잡무를 하고 비굴한 모습을 보이며 외모를 부각하는 방송을 하는 모습으로 기상 캐스터를 비하하는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제작진은 OSEN에 비하 의도는 없었다고 밝혔다. / jmpy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