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믿고 보는 조정석 공효진이다. 빈틈 하나 없이 완벽한 이들의 연기 내공이 '질투의 화신'으로 다시 재증명됐다.
조정석과 공효진은 SBS 수목드라마 '질투의 화신'(극본 서숙향, 연출 박신우)에서 방콕특파원 이화신과 생계형 기상캐스터 표나리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치고 있다. 이 드라마는 사랑과 질투 때문에 이화신, 표나리, 고정원(고경표 분)이 망가지는 유쾌한 양다리 삼각 로맨스를 담는다.
이들 세 사람이 한 자리에 처음 모인 건 촬영을 진행한 태국에서였는데, 늘 "거기 니 자리 아니야"라는 말만 듣던 표나리는 자신을 위해 기꺼이 자리를 내어준 고정원에게 호감을 느끼게 됐다. 반면 이화신은 표나리가 3년 전 짝사랑하던 인물. 누구보다 자뻑 증세가 심각한 이화신은 표나리가 자신의 가슴에 집착 증세를 보이자 아직도 자신을 좋아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눈치. 하지만 지난 25일 방송된 2회에서 그 진실이 드러났다. 바로 유방암 때문.
어머니가 유방암이었다는 표나리는 이화신의 가슴을 우연히 만져보고는 유방암일 수도 있겠다고 판단, 이 사실을 그에게 알렸다. 하지만 이화신은 남자가 어떻게 유방암일 수 있냐며 화를 내고는 표나리에게 "나는 너 같은 애 안 좋아한다. 싫어한다, 쉬운 여자"라는 독설을 내뱉었다.
그러나 의사에게도 같은 말을 듣게 된 이화신은 착잡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고, 방송 말미 음주 방송으로 해고 위기에 처한 표나리에게 "방송 사고 날까봐, 너 실수할까봐 내 가슴이 쪼그라들었다. 니가 왜 내 가슴 불안하게, 떨리게 만드냐"고 고백했다.
툭툭 내뱉는 말이었지만, 그의 눈빛이나 떨리는 목소리만 놓고 봐도 그가 표나리를 좋아하고 있음을 단박에 알 수 있다. 조정석은 화신의 알다가도 모를 미묘한 감정을 표정과 눈빛 속에 가득 담아내며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한층 더 끌어올렸다. 코믹부터 진지한 모습까지, 어느 것 하나 부족함 없이 연기해낼 줄 아는 영민하고 똑부러지는 배우 조정석의 진가를 제대로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공블리' 공효진의 자연스러운 연기 역시 일품. 아나운서를 꿈꾸고 있기는 하지만 4년 간 단 한 번의 빠짐 없이 일기 예보를 했고, 누군가가 비를 맞고 있으면 자신이 일을 제대로 안 한 것 같아서 싫다고 말할 정도로 자신의 일에 책임감을 느끼고 있는 표나리는 공효진을 통해 더욱 현실감있는 캐릭터로 다가왔다. 또한 조정석은 물론이고 고경표와 만들어내는 로맨스 호흡은 그 자체로 '심쿵'하는 매력이 있는데, 이는 '로코퀸'인 공효진의 저력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하는 계기가 됐다. /parkjy@osen.co.kr
[사진] '질투의 화신'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