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극 대전에 막 참전해 꼴찌로 출발한 ‘질투의 화신’이 순식간에 2위로 올라섰다. 경쟁작인 ‘W’와 ‘함부로 애틋하게’의 시청률이 소폭 하락한 가운데 ‘질투의 화신’만 1% 넘게 시청률이 올랐다. 여기에는 24회라는 긴 분량을 가늠치 못하게 하는 빠른 전개가 한몫 했다.
26일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25일 방송된 SBS ‘질투의 화신’ 2화는 시청률 8.35%를 기록했다. 1위는 MBC ‘W’(12.2%), 3위는 ‘함부로 애틋하게’(7.7%)다. 기대에 비해 저조한 시청률이었지만 늘 수목극 2위는 지켰던 ‘함부로 애틋하게’가 ‘질투의 화신’의 선전에 꼴찌로 밀려나는 신세가 됐다.
24부작 ‘대하 로코’ 답게 등장인물 수도 상당하다보니 첫 방송은 다소 산만했다. 이유도 말해주지 않고 화신(조정석 분)의 가슴을 주물럭거리다가 1화 말미에야 유방암 이야기를 꺼냈던 나리(공효진 분)의 모습은 전체 스토리를 가늠키 힘들게 했다. 그럼에도 ‘질투의 화신’은 공효진과 조정석의 이름값만으로 직전 방송인 ‘원티드’의 최종회 시청률을 가뿐히 넘겼다.
2화부터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었다. 중신(윤다훈 분)을 둘러싼 성숙(이미숙 분), 자영(박지영 분)과 화신의 갈등이 실체를 드러냈다. 중신과 이혼했지만 딸 빨강(문가영 분)을 끔찍이 아끼는 성숙과 자영의 이야기도 궁금증을 자아내는 포인트다.
그런가 하면 나리와 방콕행 비행기에서 처음 만난 정원(고경표 분)은 그를 향한 묘한 끌림을 숨기지 않았고, 표현에 나섰다. 비서(박성훈 분)를 시켜 나리의 일기예보를 보고 있는 사람이 많은 것처럼 꾸미기도 했다. 나리도 정원과의 첫 만남부터 호감을 느꼈던 터라 두 사람의 러브라인은 서로 쭉쭉 당기기를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2화의 백미는 나리가 계속 신경쓰이는 화신의 모습. 이날 방송에서 화신은 나리의 채근에 의사의 권유까지 더해져 결국 유방암 검진을 받게 됐다. 이 관계에서는 3년 전 자신을 짝사랑한 나리가 을이라 믿고 있는 화신이지만, 계속 나리 생각이 나는 것을 어쩌지 못했다. 병원에서 전화를 걸고, 음주 방송 후 실의에 빠진 나리를 찾아가 “너 때문에 내 가슴이 떨린다”며 고백 아닌 고백까지 한다. 그 동안 밀기만 했던 화신이 조금 다가서자 나리는 외려 물러섰다.
단 2화 만에 남자 주인공이 후회하는 포지션을 가져가는 경우는 드물다. 게다가 드라마의 분량이 장장 24회라면 더욱 그렇다. 첫 방송 이후 속도가 붙은 ‘질투의 화신’ 전개가 수목극 1위 왕좌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지 주목된다. /bestsurplus@osen.co.kr
[사진] ‘질투의 화신’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