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어떤 역할이든 잘 할수 있어요."
배우 김서형은 자신의 연기에 대한 자부심이 남다르다. 배우가 본인의 연기를 자평하는데 있어 만족스러운 모습을 보이는 경우는 흔치 않지만, 김서형은 예외다. 본인을 수식하며 '믿고 쓸 수 있는 배우'라고 힘줘 말하기 때문이다.
김서형의 자신감은 그의 필모그래피를 통해 오롯이 증명된다. 드라마 '아내의 유혹'에서부터 '어셈블리' 그리고 영화 '봄'까지 작품 속 김서형이 녹여내는 캐릭터는 언제나 단단하고 야무지다.
tvN 금토드라마 '굿와이프'에서도 마찬가지. 비중이 적은 조연이었지만, 조연답지 않은 남다른 존재감을 통해 스스로를 주연으로 만든 김서형이다. 그를 26일 서울 강남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만나 인터뷰했다.
Q. 서명희란 캐릭터에 대해 설명해 달라
"윤계상의 누나이자 굴지의 로펌 대표다. 사실 맨처음 역할을 제의받고 고민이 많았다. 자칫 잘못하면 주말 일일드라마의 맥락으로 가지 않을까 싶더라. 솔직히 말하면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며 촬영했다. 캐릭터에 대한 전사가 깔리는 것도 아니라 더욱 답답했던 것 같다. 감독님께도 많은 질문을 했었다."
Q. 역할에 대한 고민이 깊었다는걸 몰랐다. 해소했는지
"감독님이 그러더라 '방송보시면 서명희가 누군지 알거에요'라고. 그땐 그게 무슨 말인가 싶었는데 지나보니 무슨 말인지 이해했다. 서명희란 인물을 연기하며 어떻게 캐릭터를 설정해야 하는지 스스로 구축해 갔던것 같다. 포인트는 누나 서명희와 로펌대표 서명희가 다르다는 것?"
Q. '굿와이프' 방송내내 과감한 수위, 불륜 등이 화제를 모았는데
"글쎄. 난 그 부분에 대해 개인적으로 동의할 수 없다. '굿와이프'가 미드가 원작이라고 하지만, 한국사람들도 굉장히 공감할 만한 소재를 다뤘다고 생각한다. 굉장히 흔한 이야기들인데 터부시하는 것 같은 느낌이다."
Q. 동생으로 나온 윤계상과 가장 많이 호흡했는데
"윤계상은 무뚝뚝할 줄 알았는데 굉장히 장난끼가 많았다. 개구쟁이 느낌이다. 나도 굉장히 장난꾸러기라 계상이랑은 현장 호흡이 잘 맞았다. 계상이도 나를 보며 '진짜 친누나같다'고 하더라."
Q. 전도연과의 연기호흡도 궁금하다
"맨처음 전도연이란 배우가 주인공이 됐다고 했을때 많이 긴장했었다(웃음). 사실 세계적인 여배우 아닌가. 현장에서도 깐깐하거나 도도할줄 알았는데 180도 다른 이미지였다. 먼저 나서서 리허설을 하고 상대 배우를 배려해주는 좋은 사람이다."
Q. 그동안 전문직 여성 역할을 주로 한거 같다
"드라마 '아내의 유혹'을 계기로 전문직 여성을 주로 했던것 같다. 개인적으로 계속 비슷한 역할만 연기하는 것 아닌가 싶어서 고민이 많았다. 사실 그래서 '굿와이프'도 캐스팅 제의가 들어왔을 때 갈등했던 부분이 있었는데 서명희란 역할은 전문직 여성이자 누나로서의 느낌이 강해서 나름 새로운 기분이 들었다. 서명희를 통해 그동안 비슷한 캐릭터만 연기했다는 생각에도 변화가 생겼다."
Q. '굿와이프'는 본인에게 어떤 작품으로 기억될까
"역할을 떠나서 여자로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사회적인 지위를 드러낸다는 작품의 전반적인 메시지가 굉장히 좋았다. 과감한 수위는 부수적인 이야기고. 좋은 작품에 참여할 수 있어서 감사했다."
Q. '썸남'과는 어떤 식으로 결말을 맺을지 궁금하다
"하하하. 생각해보니 나도 '썸'을 탔구나. 일회성 에피소드라고 생각해 주시면 좋을 거 같다."
Q. 어떤 배우로 남고 싶나
"제작진에겐 믿고 역할을 맡길 수 있는 배우로, 시청자에겐 믿고 보는 배우가 되고 싶다. '김서형, 연기는 정말 잘하지'란 소리를 들어왔고 앞으로도 들을 준비가 되어 있다. 하하하. 로맨스랑 액션도 도전하고 싶다. 비슷한 역할이 아니라도 잘 할 수 있으니 맡겨만 달라."/sjy0401@osen.co.kr
[사진] 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