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시대’ 하우스 메이트들이 저마다의 행복을 찾으며 성장하고 있다. 자신들을 옥죄던 이전의 기억을 스스로, 혹은 함께 지워 나가며 과거와의 안전 이별을 하는 이들의 모습이 짠했다.
지난 26일 방송된 JTBC ‘청춘시대’에서는 벨에포크 하우스 메이트 다섯 명의 성장담이 전파를 탔다. 극 초반에는 보는 이들도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기구한 사연들에 사로잡혀 있던 이들은 시련을 극복하고 각자의 행복을 발견했다.
이날 정예은(한승연 분)은 자신에게 소홀한 데다가 매번 한눈을 팔았던 전 남자친구 고두영(지일주 분)에게 납치를 당했다. 다시 찾은 싱글라이프에 겨우 적응하고 두영의 행복까지 비는 새벽기도를 하며 교회를 나서던 찰나였다. 두영은 어머니가 일찍 돌아가시는 바람에 애정 결핍을 겪고 있던 자신의 트라우마와 열등감을 폭력과 감금이라는 방식으로 예은에게 전가했다.
다행히 예은의 부재를 미심쩍게 여긴 하우스 메이트들에 의해 두영의 데이트 폭력은 끝을 맺었다. 결정적으로 예은을 구한 것은 벨에포크 식구들이었지만, 요란한 이별을 통해 한 뼘 더 자란 것은 예은이었다. ‘좋아한다’는 사실 만으로 헤어져야만 하는 수만가지 이유를 져버릴 정도로 ‘을의 연애’를 했던 예은은 두영을 비롯해 그런 과거와 완벽히 작별했다.
윤진명(한예리 분)은 오랜 병구완에 지쳐 아들의 산소호흡기를 떼고 만 어머니에 대한 경멸의 감정을 이겨냈다. 6년을 식물인간으로 누워만 있는 동생이 안타깝다가도 밑빠진 독에 물을 붓다 스스로의 삶까지 위협받고 만 자신이 어머니의 모습과 같았던 까닭이다. 경찰에 붙잡힌 어머니의 짐을 정리하다 작년 생일 자신에게 주려던 립스틱을 발견한 진명은 복잡한 감정이 담긴 눈물과 함께 과거를 흘려 보냈다.
강이나(류화영 분)는 사고에서 혼자 살아남았다는 죄책감과 몸과 싸구려 사랑을 돈과 바꿨던 지난날을 이겨냈다. 익숙하진 않지만 좋아하는 옷 공부를 시작했고, 땀을 흘려 가며 일을 했다. 비록 쉽게 살던 시절의 애인과 민망한 조우를 하기는 했지만, 그때로 돌아갈 생각이 강이나에게는 전혀 없었다.
남은 것은 유은재(박혜수 분)와 송지원(박은빈 분). 이날 은재는 동생과 아버지의 사망이 자신 때문이라는 생각 때문에 괴로워했다. 그는 죽음을 생각할 정도로 아팠던 과거를 지원에게 털어놓았지만, 고작 몇 살이 많은 지원이 그런 사연을 감당할 수 있을리 없었다.
지원은 하우스 메이트들을 오싹하게 만들었던 신발장 귀신 거짓말 때문에 고통스러웠다. 그러던 중 중학교 때 UFO를 봤다는 거짓말을 들켰던 경험까지 되새겨지며 심심하다고 느낄 만큼 무난했던 삶에 파란이 일었다. 은재와 지원은 모두 하우스 메이트들과의 우정으로 과거의 기억에서 벗어나고 있었지만, 아직 완전히 거기서 빠져 나오지는 못한 상태다. 두 사람이 다른 하우스 메이트들처럼 과거와의 안전 이별로 새로운 내일을 맞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bestsurplus@osen.co.kr
[사진] ‘청춘시대’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