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에 대한 열정에 두 꿀성대가 해동됐다. 아이돌 젝스키스로 가수를 시작했지만 솔로 활동으로도 가창력을 뽐냈던 ‘냉동인간’ 강성훈과 10년 만에 제대로 된 무대에 다시 오른 악동클럽 출신 정윤돈이 그 주인공이다.
지난 26일 방송된 MBC ‘듀엣가요제’에는 줄곧 무대를 그리워했던 두 가수, 강성훈과 정윤돈이 등장했다. 강성훈은 올해 MBC ‘무한도전’의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 특집을 통해 젝스키스 재결성에 성공했지만, 홀로 음악 관련 방송에 서는 것은 무척 오랜만이다. 고등학생 때 데뷔해서 어느덧 33세가 된 정윤돈은 말 할 것도 없다.
강성훈은 하와이 유학 시절 은지원과 듀엣을 하려 했던 시절을 떠올리며 ‘듀엣가요제’ 포맷에 각별한 관심을 보였다. 그때 하지 못한 듀엣의 꿈을 방송을 통해 성취하고 싶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그는 일반인 능력자 장지현과 팀을 이뤄 조성모의 ‘아시나요’를 열창했다. 노래가 갖고 있는 애절함은 물론이고 온몸에서 짜내는 혼신의 열창이 보는 이들의 눈시울을 적셨다. 아쉽게 2등을 하기는 했지만, 열정만은 1등 못지 않았다. 강성훈은 무대를 마친 후 “첫 소절을 부르자마자 목이 딱 막혀서 당황했다”며 “그러나 노래는 진심으로 부르면 항상 통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해 감동을 선사했다. 청중평가단은 입을 모아 강성훈을 재발견할 수 있는 무대였다고 극찬했다.
악동클럽으로 4년을 보낸 후 이렇다 할 활동을 하지 않고 있던 원조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 스타 정윤돈은 자신과 마찬가지로 오디션 방송을 통해 가수로 데뷔한 유성은과 듀엣이 됐다. 인기 가수의 척도였던 게릴라콘서트에서 7000명을 동원할 정도였던 악동클럽 시절을 어제처럼 선명히 기억하는 정윤돈은 10년 만의 무대에 긴장을 감추지 못했다.
다시 한 번 무대에서 노래하고픈 꿈 때문에 ‘듀엣가요제’에 지원했다고 밝힌 그는 유성은과 더불어 자이언티의 ‘꺼내먹어요’를 불렀다. 정윤돈은 이 무대로 주위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괴로웠던 시간들을 완벽히 극복해낸 후 “무대가 가장 그리웠다”며 “기회의 소중함을 느꼈다”는 애틋한 고백을 하기도 했다.
아쉽게 우승을 놓친 두 사람이었지만, 공교롭게도 청중평가단으로부터 ‘다시 보고 싶은 듀엣’으로 선정됐다. 강성훈과 정윤돈 모두 가수로서 영광스러운 시간을 보냈지만, 대중으로부터 자연스럽게 잊힌 경험을 겪기도 했다. 그래서 이들에게 무대란 항상 그립고, 또 소중한 장소였을 터다. 강성훈과 정윤돈의 시간은 언제부턴가 멈춰 있었는지 모르지만, 항상 음악을 생각하고 있던 성대만은 얼거나 굳지 않은 채였다. 다시 한 번 무대를 향한 열정을 불태운 두 사람을 응원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bestsurplus@osen.co.kr
[사진] ‘듀엣가요제’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