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모에서는 힙합퍼의 스웨그가 물씬 풍기지만, 한 번도 미국에 나가본 적이 없다는 래퍼 씨잼은 제주도 사투리 대회에서 1등을 거머쥔 제주도 토박이였다. 그런 그가 상경 후 프로 연예인으로 거듭났다. 그리고 ‘나혼자 산다’에서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그의 성공기가 그려졌다.
씨잼은 지난 26일 방송된 MBC ‘나혼자 산다’에서 스스로 서울에 사는 24살 가운데 가장 아무렇게나 산다고 소개한 자신의 일상을 공개했다. 그의 삶은 친구와 예술적 영감으로 꽉 차 있었다.
일어나자마자 미러볼과 안개 생성기, 음악을 켜고 집에 클럽 무드를 조성한 그는 전날 꾼 꿈을 서툰 그림으로 그렸다. 좌우명이 ‘낭만’이라는 씨잼 다운 자유로운 아침이었다. 누가 보지 않더라도 예술적으로 삶을 즐기고 싶다는 씨잼은 감정들을 쌓아두지 않고 표현하는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미국의 스탠딩 코미디를 보며 랩을 좀 더 대중에게 잘 전달할 수 있는 제스쳐와 표정을 연구하는 모습은 프로다웠다.
집 비밀번호를 공유하며 동거하다시피 살고 있는 친구들과는 머리 모양까지 똑같았다. 짧게는 3일에서 길게는 보름까지 머리를 감지 않았다는 친구들과 미용실에 가서 머리를 정비하는 그의 모습이 웃음을 줬다. 이미 오랜 절친으로 알려진 비와이와의 노래방 데이트는 여느 20대 남자들의 하루 같아 친근함이 느껴졌다. 이날 씨잼은 “제 본명이 류성민인데, 그 중 ‘민’ 정도는 제 친구들이라고 봐도 될 듯하다”며 친구들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의 일상에는 친구와 음악 말고도 돈과 명예, 여자를 위해 힙합을 한다는 귀여운 허세도 있었다. ‘래퍼 중에서 제일 귀여운 씨잼’을 자처하는가 하면, 스타가 되고 싶다고 공언하는 그의 모습은 결코 밉지 않았다. 고등학교 때 만난 친구와 함께 음악을 하고, 많은 사람들이 듣는 곡을 발표하고 싶다는 꿈을 단기간에 이뤄낸 그의 영화 같은 성공기가 공감과 부러움을 동시에 자아냈기 떄문이었다.
씨잼은 “연예인병이 걸린 것 아니냐”는 MC들의 장난 섞인 핀잔에도 “저는 이 병을 나을 생각이 전혀 없다”고 받아쳤다. 그의 일관된 허세(?)는 보는 이들에게 근거 있는 자신감으로 다가오기 충분했다. 그리고 이는 친구와 음악을 사랑하고, 그보다 자신을 사랑하는 씨잼의 당당함을 응원하게 되는 까닭일 것이다. /bestsurplus@osen.co.kr
[사진] ‘나혼자 산다’ 방송화면 캡처